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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미국 빅테크 4개사가 AI 붐이 시작된 2023년부터 지난 6월 말까지 집행한 설비투자는 1조 1000억달러(약 1568조원)로 집계됐다. 최근 2주간 나온 실적 발표를 집계한 결과다. 소프트웨어와 광고로 돈을 벌며 설비투자가 거의 없던 기업들이 몇 년 만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자로 탈바꿈한 셈이다.
투자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4개사가 올해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전력에 쓰겠다고 밝힌 돈만 7450억달러(약 1062조원)다. 구글과 아마존은 이번 분기 들어 전망치를 더 올려 잡았다. 리시 잘루리아 RBC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설비투자 증가에 사실상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이 AI에 투자하면서도 지금의 성공을 만들어낸 사업을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투자가 결실을 맺을지는 오픈AI와 앤스로픽에도 달려 있다. 두 회사는 컴퓨팅 자원을 사겠다며 여러 해에 걸친 대규모 계약을 맺어놨는데, 이를 감당하려면 계속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두 곳 모두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으로, 자금줄이 막히면 빅테크의 투자 회수도 어려워진다.
애플까지 불똥…클라우드 살아났지만 주가는 갈렸다
투자 경쟁은 공급망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품귀로 AI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애플까지 타격을 입었다. 애플이 비용 상승으로 매출과 이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자 주가는 전날 6.3% 떨어졌다.
다만 투자가 매출로 이어지는 조짐도 나타났다. 구글과 아마존, MS는 나란히 클라우드 부문 성장세가 빨라졌다고 발표했다. AI 기업부터 AI를 도입하는 일반 기업까지 컴퓨팅 자원을 사가면서다. 이 소식에 아마존과 MS 주가는 올랐다.
클라우드 사업이 없는 메타는 AI가 광고를 정교하게 겨냥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지난 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28% 늘어난 610억달러(약 87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센터 공간을 빌려주는 사업에 뛰어들 뜻도 내비쳤다. 웃돈을 얹어 컴퓨팅 자원을 빌리겠다는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메타 주가는 전날 8% 빠졌다. 덱 멀라키 SLC매니지먼트 매니징디렉터는 임대 사업 계획이 분명하지 않은 점을 원인 중 하나로 꼽으며, 이제는 대가를 치르더라도 성장하면 된다는 시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지출이 실적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구글도 클라우드 매출이 1년 전보다 110억달러(약 15조 7000억원) 늘었지만 주가는 오히려 빠졌다. 20여년 전 상장 이후 처음으로 현금을 까먹은 분기를 기록했기 때문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 60억달러(약 8조 6000억원)였다.
한 분기 새 약정만 1283조…현금은 10년래 최저
앞으로 갚아야 할 약정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구글이 AI 투자와 관련해 지출하기로 한 금액은 석 달 전보다 5000억달러(약 713조원) 늘었다. 메타는 지난 분기에만 2330억달러(약 332조원) 규모의 새 약정을 맺은 데 이어 이달 데이터센터 임차 계약 680억달러(약 97조원)를 더 얹었다. MS도 4~6월에 1300억달러(약 185조원)가 넘는 데이터센터 임차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세 회사가 한 분기 만에 떠안은 AI 관련 신규 의무만 9000억달러(약 1283조원)에 육박한다. 앞으로 수년간 이들의 재무제표를 AI 경쟁에 묶어두는 셈이다. 아마존은 아직 이런 세부 내역을 공시하지 않았다.
여파는 이미 현금 사정에 드러나고 있다. 4개사의 합산 잉여현금흐름은 지난 분기 70억달러(약 10조원)로 10년 만에 최저로 주저앉았다. 번 돈이 쓴 돈보다 많았던 곳은 MS와 메타뿐이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여러 데이터센터를 동시에 짓느라 당분간 잉여현금흐름 압박을 감내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시설을 짓기 시작해 서버를 들여놓고 고객에게 요금을 받기까지 2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잘루리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시간표를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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