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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쓰지 마!” 외쳤더니…2030 몰려든 남대문시장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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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I 2026.11.04 15: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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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용품부터 아동복까지…SNS 타고 2030 유입
외국인 관광객 발길도…1~9월 외국인 카드소비 66%↑
한옥 처마 닮은 아케이드에 "시장 분위기 좋아져"
오세훈 "쇼핑·문화·관광 결합…보행·편의시설 개선"

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중심가에 설치된 디자인 아케이드.(사진=양지윤 기자)
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중심가에 설치된 디자인 아케이드.(사진=양지윤 기자)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금일 휴업’ 팻말이 걸린 가게 앞에 ‘스카프 아저씨’가 깜짝 등장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 속에는 개그우먼 이은형 씨도 있었다. 스카프 아저씨와 기념사진을 찍은 이씨는 “릴스를 보고 알게 됐다”며 “아기 옷도 보고, 아저씨도 보러 왔다. 이제 쇼핑하려고 한다”고 말한 뒤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돈 쓰지 마”, “구경만 하고 가”라며 구매를 말리는 스카프 아저씨의 입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남대문시장의 대표적인 볼거리가 됐다.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 우려로 잠시 문을 닫았지만 그를 보러 전국 각지에서 방문하는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내 스카프를 판매하는 상점 앞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한 '스카프 아저씨'(가운데)와 개그우먼 이은형 씨(오른쪽)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양지윤 기자)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내 스카프를 판매하는 상점 앞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한 '스카프 아저씨'(가운데)와 개그우먼 이은형 씨(오른쪽)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양지윤 기자)
남대문시장에 손님을 불러들이는 것은 스카프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때타월과 목욕바구니, 옥반지, 비녀, 그릇 등을 찾는 젊은 손님도 늘고 있다. 상인 신모씨는 “남산둘레길을 걷다가 시장에 오거나 목욕용품, 아이들 말랑이를 사러 오는 젊은 층이 이전보다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카메라판매점에서 만난 프랑스인 우즈니 베투어(25)씨와 어머니 베아트리스 베르나르 씨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방한했다고 했다. 그들은 남대문시장에 대해 “이국적이고 모든 것이 새롭다”며 “마음에 드는 물건이 보이면 무엇이든 살 것”이라고 말했다. 옷을 사러 온 일본 요코하마에서 왔다는 치에 미네씨도 품질과 가격, 상인들의 친절함을 매력으로 꼽으며 “남대문시장은 역동적”이라고 표현했다.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은 실제 소비로도 이어지고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남대문 상권의 주말·공휴일 결제 건수는 2024년 같은 기간보다 20대 이하에서 44%, 30대에서 53% 증가했다. 서울시가 집계한 올해 1~9월 남대문시장 관광 관련 업종의 외국인 카드소비액은 157억 58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6% 급증했다. 전체 카드매출은 신한카드 기준 1091억 8100만원으로 7.5% 늘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우나템 성지'로 알려진 남대문시장 내 한 상점 앞. (사진= 양지윤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우나템 성지'로 알려진 남대문시장 내 한 상점 앞. (사진= 양지윤 기자)
방문객의 발길이 소비로 이어지는 데는 한층 나아진 쇼핑환경도 한몫했다. 서울시와 중구는 지난해 11월 시장 중심가 약 135m 구간에 한옥 처마를 형상화한 ‘디자인 아케이드’를 준공했다. 비와 강한 햇볕을 피해 가게를 둘러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남대문시장 일대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중심가에서 신발 가게를 운영하는 신 모씨는 “아케이드 설치 후 관광객이 늘고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다”며 “사람이 많아지면서 매출도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전했다.

당시 아케이드 준공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남대문시장을 쇼핑과 문화·관광이 결합한 공간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같은 구상에 맞춰 서울시는 숭례문 조망길과 남산 연결 산책로, 이동약자용 엘리베이터 등을 조성해 시장과 주변 관광지를 잇는 보행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방문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도 추진한다. 오 시장은 지난 2일 간부회의에서 방문객이 늘고 있지만 화장실 위치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위치·이용 안내를 꼼꼼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화장실에는 일상 공간에 재미와 색다른 경험을 더하는 ‘펀(fun)디자인’ 요소도 적용하도록 주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케이드 설치가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편의성을 제고하면서 발길을 끄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며 “상인들과 협력해 화장실 안내와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주변 관광지와의 접근성도 높여 시장 전체에 활기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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