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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어 대표는 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차 전날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이날 제주로 이동해 APEC 개막식에 참석한 후 중국과의 면담 일정 등을 소화하고 있다.
장성길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은 그리어 대표 일행이 서울에 머무르던 전날 저녁 업무협의를 진행했다. 또 오늘 저녁 7시반께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그리어 대표와 한·미 양자 면담을 진행한다.
회의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그리어 대표와 양자 회담을 진행한다. 통상정책국장과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과 의제를 조율한 후 안 장관과 그리어 대표가 만나는 그림이다.
정 본부장은 “내일 오후 안 장관의 오면 장관과 함께 협의할 것”이라며 “그리어 대표가 와 있을 때 협의를 최대한 질서 있게 진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 정부는 지난달 2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2+2 협의 개시를 알렸다. 미국이 올 4월2일(현지시간) 발표하고 7월9일 시행키로 한 25%의 상호관세를 낮추기 위한 협상이다. 기획재정부는 미국 재무부, 산업통상자원부는 USTR과 관세 협의와 연계해 비관세 이슈, 경제 안보, 투자 협력, 통화정책까지 아우르는 분야에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협의의 진도는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은 물론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20개 남짓 국가와 동시에 협의를 진행해야 하고, 한국 역시 6월3일(한국시간) 대통령 선거에 따른 정부 교체기이기에 민감 사안을 결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미국이 최근 주요국 관세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미국은 지난 8일 영국과 첫 무역 합의를 이끌어낸 데 이어 12일엔 앞으로 90일간 145%이던 대중국 관세를 30%로 낮추며 ‘휴전’하는 데 합의했다.
한국은 미국에 조선 등 산업협력 방안을 제시하면서 이를 지렛대로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25% 부과를 예고한 상호관세의 면제·예외를 주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실제 그리어 대표는 16일 제주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하고 군함 및 상선 건조와 MRO(보수·수리·정비)를 포함한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APEC 통상장관회의를 계기로 한·중 양자회담도 열렸다. 정 본부장은 이날 오전 APEC 회의 참석차 이곳을 찾은 리청강(李成鋼)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과 면담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 등 양국 간 통상·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본부장은 리 부부장이 글로벌 무역의 다자체제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글로벌 공급망 유지를 위해 중국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이에 “중국도 미국도 소중한 경제 파트너”라며 “미·중이 제네바에서 90일 관세 유예에 합의했는데 이 기간 문제가 잘 풀리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