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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8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달(9조3000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지만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8조원 이상 늘며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택 거래 증가에 따른 주택담보대출과 증시 활황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동시에 가계부채를 밀어 올린 영향이다.
특히 주담대는 4조5000억원 늘며 전달(4조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은행 자체 주담대가 2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8000억원 늘었고 정책대출도 1조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지난 5월 9일 이전 확대된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대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주택 매매계약 이후 잔금 지급과 대출 실행까지 2~3개월이 걸린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3조7000억원 증가해 전달(5조3000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문제는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치를 대부분 소진하면서 잇달아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상환되는 대출도 있는 만큼 신규 취급 여력은 다시 생기지만, 대출 증가 속도가 이를 웃돌면서 총량 관리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절반 축소한다. 이런 강수를 둔 건 이달 들어 이미 당국에 제시한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넘어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KB국민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순증 목표치를 9092억원으로 제시했지만 현재 1조원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0.59%로 지난해 목표치를 초과해 페널티를 받으며 타행(약 0.70%)보다 더 엄격한 관리를 요구받고 있다.
8500억원의 관리 목표를 제시한 신한은행도 한도를 90% 이상 소진해 10일 주택담보대출 취급 시 적용되는 모기지보험(MCI·MCG) 취급을 중단키로 했다. 차주는 이 보험에 가입함으로써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데 보험 취급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하나은행의 경우에도 올해 8808억원 한도 중 6월 말 기준 90% 이상이 소진됐으며, 목표치가 8266억원인 우리은행도 한도를 소폭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다른 은행들도 총량 관리를 위해 추가 대출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도 이날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재차 주문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날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전 확대된 주택 거래의 영향이 당분간 주택담보대출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며 “전 금융권이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가계대출 관리 노력을 한층 강화해 달라”고 했다.
또 당국은 최근 논란이 된 기업의 사내대출에 대해서도 자율적인 관리 강화를 요청했다. 직접 규제는 어렵지만 과도한 사내대출이 주택시장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자율 관리 방안으로 △사내대출 1순위 근저당권 설정 △원리금 분할상환 △다주택자 대출 제한 △고가주택 및 일정 면적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 제한 등을 제시했다. 특히 회사가 사내대출에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하면 은행의 추가 대출 여력이 줄어 과도한 레버리지를 통한 주택 매입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에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분양 계약을 마쳤거나 잔금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들도 은행별 총량 관리에 따라 대출 한도가 줄거나 취급이 지연될 수 있어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려면 현재와 같은 총량규제가 아닌 상환 능력 중심의 규제를 실시해야 한다”며 “총량을 중심으로 한 규제는 노동소득을 자산소득으로 이전할 수 없게 막고 결국엔 주택 소유를 중심으로 한 자산 불평등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