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조사에서도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판정될 경우 군은 모든 책임이 북한에 있다고 보고 상응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응 수위와 관련해서는 군사적·정책적으로 필요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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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조사 결과 지뢰가 폭발한 곳은 군사분계선(MDL) 남쪽 10여m 지점으로 확인됐다. 최근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 지역에서도 10여m 떨어진 곳이다.
군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근거는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는 아군의 지뢰 매설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인근에서는 2025년 9월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흔적이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도 북한군 지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군은 이날 오후 4시4분께 국과수로부터 작전 병력의 피복과 장구류, 화약 흔적 채취 거즈 등 총 10종에 대한 폭약 성분 1차 감정 결과를 받았다.
이 가운데 방탄헬멧 1개와 방탄조끼 2개 등 3개 품목에서 TNT 성분과 갈색 계열 이물질이 검출됐다. 군은 TNT를 주 장약으로 사용하는 아군 지뢰의 경우 폭발하면 철제 파편이 다량 발생하고 살상 반경도 약 20m 이상인 반면 이번 폭발에서는 철제 파편이 확인되지 않았고 갈색 이물질이 검출된 점에 주목했다. 피해 범위 역시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판단했다.
양진혁 합참 작전부장은 “폭발 원인 물체의 장약으로 TNT가 사용됐으나 철제 파편이 없고 갈색 이물질만 있으며 살상 반경이 상대적으로 작은 점을 고려할 때 아군 지뢰는 아니며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확인된 폭발 흔적도 판단 근거가 됐다. 이날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과 25사단 작전부사단장 등 40여명은 두 번째 지뢰 폭발 지점 약 2m 앞까지 접근했다. 첫 번째 폭발 지점은 두 번째 폭발 지점에서 약 2m 떨어져 있었다.
조사팀은 현장에서 작전 병력의 군장과 방탄헬멧, 지뢰화 등을 확보하고 지뢰 폭발로 생긴 작은 웅덩이 형태의 화구 2개를 육안으로 확인했다. 다만 이날 조사는 유엔사 군정위를 중심으로 진행됐고 합동조사팀은 시간상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군은 추가 현장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폭발지점 1m 옆에 또 지뢰 추정…5~10㎝ 아래 묻혀
폭발하지 않은 지뢰로 추정되는 물체를 사고 직후 장병들이 목격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군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지뢰 2발이 폭발했다. 군은 철수 과정에서 추가로 지뢰 1발을 발견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폭발 원점 일대에 총 3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가 지뢰 추정 물체가 발견됐다는 곳은 첫 번째 폭발 지점에서 약 1m 떨어진 곳이다. 사고 이후 탈출로를 확보하기 위해 공병 요원이 정밀 지뢰탐지를 하던 과정에서 수색로 끝 지점의 지표면 약 5~10㎝ 아래에 묻혀 있는 네모난 사각형 형태의 물체를 식별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이를 직접 탐지한 공병 요원은 해당 물체가 갈색의 네모난 형태로 매끄러운 플라스틱 재질이었다고 진술했다. 현장에 있던 장병 3명도 물체를 함께 목격했지만 색깔과 종류에 대해서는 일부 진술이 엇갈렸다. 일부는 적색 또는 갈색으로, 일부는 목함지뢰라고 진술했다.
군은 직접 물체를 식별한 공병 요원에게 북한군이 운용하는 지뢰 사진을 제시했고 해당 요원은 자신이 목격한 지뢰와 매우 유사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현재까지 진술을 토대로 해당 물체를 북한군 목함지뢰 형태와 유사한 갈색 수지반보병지뢰로 추정하고 있다.
양 부장은 수지반보병지뢰에 대해 북한이 1969년부터 해당 지뢰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목격된 지뢰 추정 물체를 현장에서 아직 직접 확인하지 못한 만큼 정확한 종류 등은 추가 조사를 거쳐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북한군 지뢰로 최종 확인되더라도 북한군이 해당 지점에 직접 매설한 것인지, 다른 지역에 있던 지뢰가 유실돼 이동한 것인지 등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양 부장은 이날 매설·유실 여부에 따른 대응을 묻는 질문에 “최종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지뢰 추정 물체와 주변 지형, 북한군의 지형 변화 및 지뢰 추정 매설 지역과의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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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이날 사고 당시 상황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지난 21일 군은 북한군이 MDL 일대에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에 대해 유엔사와 현장조사를 하기 위해 새로운 수색로를 개척하는 작전을 진행했다.
사고 지역은 추진철책을 넘어 기존 수색로를 따라 이동한 뒤 다시 MDL 방향으로 새로운 수색로를 만들어야 하는 곳이었다. 수십 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고 수풀이 우거진 지형이었다.
작전 병력 18명은 GOP 철책에서 소형 전술차량과 산악바이크를 이용해 소통문까지 이동한 뒤 도보로 기존 수색로를 따라 전진했다. 새로운 수색로를 개척하는 구간부터는 공병 요원이 선두에서 지뢰탐지기를 이용해 지뢰 탐지와 예초 작업을 번갈아 하며 약 200m를 전진했다.
18명 가운데 수색대대장 등 9명은 탐지조·지휘조·작전지원조 등 3개 조로 나눠 지뢰 탐지와 작전 지휘를 수행했다. 나머지 지원 병력은 이들과 약 20~100m 떨어진 곳에서 통신과 후방 경계, 의무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수색로 개척을 진행하던 대대장은 MDL에 근접했다고 판단해 작전을 종료하고 철수하기로 했다. 철수를 준비하던 공병 요원이 왼발을 내딛는 순간 첫 번째 폭발이 발생했다. 주변에 있던 장병 3명이 동시에 쓰러졌고 인근 수색 요원이 화구에 들어가 있던 장병을 끌어내던 중 두 번째 폭발이 이어졌다.
첫 폭발 당시 수색대대장은 쓰러진 공병 요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접근하고 있었다. 이후 두 번째 폭발과 함께 수색대대장이 쓰러졌다.
인근 약 800m 떨어진 GP의 집음기에도 두 차례 폭발음이 포착됐다. 군이 확보한 음성을 분석한 결과 첫 번째 폭발음이 들린 뒤 약 58초 후 두 번째 유사한 폭발음이 들렸다. 현장 작전 요원들도 두 폭발 사이의 간격이 약 1분 정도였다고 진술했다.
수색대대장은 왼쪽 발목에 심한 부상을 입었고 오른쪽 허벅지 등에도 파편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정보참모도 안면부 등 신체 부위에 파편상을 입었다.
추가 폭발 우려 속 탈출로 확보…부상 장병 후송
두 차례 폭발 이후 작전 병력은 현장을 더 이상 안전지역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병 요원들은 기존보다 정밀한 방식으로 지뢰를 탐지하며 탈출로 확보에 나섰다. 선두 공병 요원이 무릎을 꿇은 채 필요한 지역을 탐침하고 지면을 조심스럽게 걷어내는 방식으로 약 20m를 전진해 안전지역을 확보한 뒤 부상자 후송을 시작했다.
현장 장병들은 폭발 직후 부상자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지혈대 등을 이용해 응급처치를 실시했다. 중상을 입은 수색대대장은 장병들이 2인 1조로 직접 들어 옮기다 들것이 도착하자 인원을 교대해가며 약 200m 떨어진 헬기 호이스트 지점까지 후송했다.
GOP 대대는 오전 10시59분께 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에 의무지원을 요청했다. 군은 메디온 의무후송헬기 3대를 순차적으로 투입했다.
합참은 응급헬기가 DMZ로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유엔사에 요청했고 오전 11시38분 승인을 받았다. GOP 철책 일대에 도착해 있던 헬기는 오전 11시40분께 DMZ 안으로 진입했다.
중상을 입은 수색대대장과 공병 중사는 각각 첫 번째와 두 번째 헬기에 탑승해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다. 자력으로 이동할 수 있었던 장병을 포함한 나머지 작전 병력도 GOP 철책 지역까지 이동한 뒤 헬기 2대로 국군수도병원에 후송돼 정밀검진을 받았다.
군은 당시 이동로가 수풀이 우거진 데다 호이스트 지점까지 경사가 있어 부상자 후송에 어려움이 컸으며 후송을 마쳤을 때 작전 병력 대부분이 탈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작전 병력 18명 가운데 15명은 퇴원했다. 중상자 2명과 경상자 1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퇴원한 장병들도 개인별 건강 상태에 따라 외상후스트레스 심리치료 등 추가 진료를 받을 예정이다.
군은 이번 중간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지만 최종 결론은 추가 현장조사 이후 내릴 예정이다.
권 차장은 “만약 최종 조사 결과 우리 군의 피해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판정된다면 MDL 이남에서 정상적으로 DMZ 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장병이 북한군 지뢰에 의해 부상을 당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강조했다.
양 부장은 상응 조치에 군사적 대응도 포함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직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며 “최종 결과가 나오는 대로 그에 상응한,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합참은 군사적으로 또는 상부 국방부에서는 정책적으로 필요한 모든 옵션들을 올려놓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군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유엔사와 협의해 합동조사를 준비했다. 지난 22~23일에는 부상 장병의 진료와 안정가료를 진행했고 24~25일에는 합참 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를 편성해 현장조사 투입 시기 평가와 지휘·통제, 통신 점검 등 작전 준비를 했다. 26일에는 유엔사와 합동으로 기동로 확보와 작전환경 조사 등을 위한 예행연습을 진행했으며 27일부터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현장조사는 이날까지 마무리되지 않았다. 군은 추가 조사를 통해 작전 요원들이 목격한 지뢰 추정 물체와 잔해물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권 차장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추가 조사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최종 조사 결과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국민들께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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