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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딜러까지 "원청 나와"…투쟁 수위 높이는 완성차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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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묵 기자I 2026.05.28 16:43:56

현대차·한국GM 하청 노조, 28일 잇달아 울산·부평서 집회
노란봉투법 시행 후에도 교섭에 응하지 않는 사측 맹비난
사측 "산별 노조까지 원청이 챙길 수는 없다" 교착 상태
노란봉투법 '사용자 모호성' 조항이 산업현장 혼란 부추겨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완성차 업계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에 대한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3월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교섭을 합법적으로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여러 산별 노조들이 “진짜 사장 나와라”를 외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는 28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앞에서 현대차 비정규직·현대그린푸드· 자동차판매연대·현대글로비스 지회가 참가하는 결의 대회를 개최했다. 금속노조 인천·대전충북·한국지엠지부도 이날 오전 인천 한국GM 정문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28일 오전 한국GM 인천 부평공장 앞에서 하청업체 노조 조합원들이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사내하청 4개 지회, 현대그린푸드 3개 지회, 현대차보안지회, 자동차판매연대 2개 지회 총 10개 지회가 원청 교섭을 요구했다. 해당 조합원은 1675명에 달한다. 이 중에는 20년 넘게 현대차의 하청으로 고용됐던 식당 직원, 딜러 등도 포함돼 있다. 한국GM은 부평공장 내 하청업체인 더원테크, 엘림BMS, 비원테크와 경륜로지스틱, 디지에프오토모티브 등에서 근무하는 조합원들이 나섰다.

금속노조는 “개정 법에 따라 마땅히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고 성실히 교섭에 임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러나 “현재까지 어떠한 응답도 없이 철저한 무시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대차 하청노조는 현재 4차 교섭까지 진행했지만 사측의 불참으로 교섭이 불발 상태다. 결국 노조는 교섭요구 미공고 시정신청에 들어가 5월 20일 1차 심문회의를 진행했고, 6월 1일 2차 심문회의가 예정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진인 현대차 노조와 협상도 답보 상태인데 수많은 하청 노조와 교섭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차 및 하청 노조는 교섭 불응시 7~9월 3차례 파업을 공언한 상태다.

노조는 사측의 교섭 불응이 잇따르자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킨 현 정부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GM 노조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조법 개정 당시 ‘원하청 간 교섭이 활성화되고 모범적인 모습으로 나갈 수 있다’고 자화자찬하며 그 성과를 독차지했다”며 “그러나 현실의 노동자들은 교섭 요구조차 묵살당하고,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선언과 쇼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개정 노조법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지금 당장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란봉투법 제정 당시부터 문제가 있는 조항으로 지적됐던 모호한 ‘사용자 인정 기준’이 노사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법대로라면 원청이 하청의 교섭에 응해야 하지만 이 기준이 모호해 일단 법적인 판단을 받아 본다는 분위기다. 이러는 사이 소모적인 논쟁을 거치면서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사용자성 인정 기준인 ‘실질적 지배력’에 대한 명확한 판단 기준이 없다 보니 현장에서는 사용자성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빈발하고 있다”며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이나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노사 관계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기업의 장기적인 투자와 운영 계획 수립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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