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자세로 오래 앉는 운전, 척추에는 큰 부담
장시간 운전은 척추 건강에 좋지 않은 대표적인 생활습관이다. 운전 중에는 허리를 세운 자세를 유지하기 어렵고,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반복해서 밟으면서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자세가 지속되기 쉽다. 여기에 차량의 진동이 척추에 반복적으로 전달되면서 허리와 디스크에 부담이 커진다.
또한 에어컨 바람에 허리와 엉덩이 근육이 경직되고 혈액순환이 떨어지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휴가철처럼 장시간 운전과 교통체증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척추 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 허리보다 다리가 먼저 저리면 신경 압박 의심해야
운전 후 허리가 조금 뻐근한 정도라면 일시적인 근육 피로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허리 통증보다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저리거나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척추 신경이 압박받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은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다.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 신경을 압박하면 허리 통증보다 다리 저림이나 방사통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래 앉아 있을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중장년층이라면 척추관협착증도 의심해야 한다. 척추관이 노화로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리는 질환으로, 오래 걷거나 서 있으면 다리가 저리고 무거워져 자주 쉬게 된다. 반면 허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앉으면 증상이 다소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허리를 숙인 채 잠시 쉬면 편해지는 경우가 많아 단순 피로로 오인하기 쉽지만, 반복된다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 다리에 힘 빠지거나 감각 둔해진다면? 병원 찾아야
다리 저림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다리 저림이 며칠 이상 지속되거나, 한쪽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경우, 발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발바닥 감각이 둔해진 경우, 밤에도 통증 때문에 잠을 이루기 어렵다면 신경 압박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조기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신경 압박을 오래 방치하면 감각 이상이나 근력 저하가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휴게소에서는 5분만 걸어도 척추 부담 줄일 수 있어
장거리 운전 시에는 1~2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러 몸을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종은 예방법이다. 차에서 내려 5~10분 정도 가볍게 걷기만 해도 허리 주변 근육의 긴장을 줄이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허리를 뒤로 과도하게 젖히기보다는 양손을 허리에 올리고 가볍게 펴는 동작, 허벅지와 종아리를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함께 해주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운전석에서는 엉덩이를 등받이 깊숙이 붙여 허리를 밀착시키고, 무릎이 엉덩이보다 약간 높게 위치하도록 시트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이근호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장시간 운전 후 나타나는 다리 저림은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척추 신경이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 특히, 허리 통증보다 다리 저림이나 방사통이 먼저 나타난다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휴가철에는 교통체증으로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2시간마다 반드시 휴식을 취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식을 취해도 다리 저림이 반복되거나 근력 저하, 감각 이상이 동반된다면 증상을 방치하지 말고 척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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