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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미국 매체 디인포메이션의 보도다. 이 매체는 지난 27일 중국 기업이 반도체에 회로를 그리는 ‘액침형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여러 기업이 함께 꾸린 개발팀이 맡았으며, 올해 5대, 내년까지 20대를 만들 계획이다. 로이터통신도 중국 국유기업인 상하이아이성난전자과기집단이 생산을 주도한다고 보도했다.
이 장비는 연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와 화훙반도체,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에 납품될 전망이다. 중국이 노광장비를 자체 조달하게 되면 인공지능(AI)에 쓰이는 첨단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노광장비는 빛을 쬐어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핵심 설비다. DUV는 1980년대부터 쓰였고, 이번에 중국이 개발한 것은 렌즈와 웨이퍼 사이를 물로 채워 같은 파장으로도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게 한 액침 방식이다. ASML이 2000년대에 개발한 기술로 니콘도 만들고 있다.
DUV는 노광장비의 주력 제품이다. 스마트폰용 기존 반도체는 물론 AI용 반도체 생산에도 쓰인다. ASML이 전 세계에 독점 공급하는 극자외선(EUV) 장비보다는 만들기가 쉬운 편이다.
다만 중국산 장비가 실제 양산 공정에 투입되기까지는 과제가 남아 있다. 노광장비는 다루기가 까다로워 양산 라인에 들이는 데만 수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 현재 성능과 제조 품질도 ASML 제품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으로 가는 반도체 장비에 수출 규제를 걸어두고 있다. 첨단 제품인 EUV 장비는 규제 대상이지만 구형 액침 DUV 장비 일부는 수출이 가능하다. 중국이 개발한 장비의 구체적인 성능은 공개되지 않아 규제 대상 제품과 같은 수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SMIC는 그동안 구형 장비로 반도체를 만들어왔다. 액침 DUV 기술은 일부 층을 여러 번 겹쳐 노광하는 방식으로 더 앞선 반도체 생산에도 응용할 수 있다.
수출 규제로 ASML의 중국 매출 비중은 이미 줄고 있다. 올해 2분기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14%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에서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ASML은 올해 연간으로는 20%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규제를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비중은 앞으로 더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자립을 재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EUV 장비에 기대지 않는 독자 반도체 제조법을 찾는 한편, EUV 장비 자체 개발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규제 강화가 중국의 개발 속도를 오히려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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