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주식 시장이 계속 성장하려면 총알이 필요하다. 정부의 의도처럼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돈의 흐름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주택자들을 규제하고 집 사는 걸 어렵게 하면 부동산에 투자할 돈을 주식시장으로 가져올 줄 알았는데 그 흐름이 잘 생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유를 따져보면 수요는 억제했는데 공급에서 해법을 주지 못해서다. 이재명 정부가 생각하는 공급은 민간분양이 아닌 공공주택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과거 2022년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에서 부동산 정책을 맡았던 인사를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그는 싱가포르 주택정책 모델을 스터디하고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공공주택 모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다수의 국민이 저렴한 공공주택에 살고 있고 소수의 부자들만 고가의 민간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구조다. 한국에 적용해보면 정부가 양질의 공공분양, 공공임대주택을 대거 공급해 중산충까지는 공공주택에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집을 사기 위해 전재산을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아도 되고 잉여 현금은 자본시장으로 흘러들어가거나 소비되면서 민생경제를 살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과 취임 이후 중산층이 살고 싶어 하는 공공주택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문제는 공공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여기서 정부가 주목한 곳이 바로 용산이다. 정부는 서울의 노른자땅인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주택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중 상당수가 공공주택으로 공급될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하지만 큰 문제가 생겼다.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연임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용산업무지구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서울시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아마도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시장이 되면 손발을 맞춰 용산에 대규모 공공주택 단지를 추진하려고 했을 것이다. 오 시장 당선으로 이 계획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또 하나 추가하자면 최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얘기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역시 서울시장의 협조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오 시장이 있는 한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정책을 실현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재명 정부가 추구한 부동산시장에서 자본시장으로 머니무브가 완성되기 위해선 중산층을 위한 품질 좋은 공공주택의 공급은 꼭 필요하다. 서울에 살고 싶은데 집값은 너무 비싸고 정부가 대출 다 막아놔 활로를 찾을 수 없는 중산층들이 살 수 있는 그런 공공주택 말이다. 그래야 중산층 입장에선 주택은 그야 말로 사는 곳이 되고 투자는 자본시장에서 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고 이게 이재명 정부가 기대했던 그림이었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머니무브 정책을 성공하려면 오세훈 시장의 입을 막을 것이 아니라 대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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