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AI 검색
AI

"언젠가 깨진다" vs "일생일대 기회"…AI거품론에 운용사-IB '엇갈린 시선&ap...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정유 기자I 2026.11.03 16:57:10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3일 홍콩 글로벌 금융투자서밋서 핌코·베인 등 "AI거품 깨질 것"
골드만·모건스탠리 "수요 견조", AI 투자 최대 15조 달러 전망
"돈 벌던 빅테크가 돈 쓰는 회사로", 회사채 쏟아져 채권값 하락
나스닥100 고점 대비 10% 하락, 결국 '투자→수익' 성패 가른다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을 두고 월가의 시각이 둘로 갈렸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들은 AI 거품 위험을 잇달아 경고하고 있지만, 대형 투자은행(IB) 수장들은 AI가 가져올 막대한 기회를 강조한다. 즉, 돈을 굴리는 쪽은 위험을 걱정하고 돈을 조달해 주는 쪽은 낙관론을 펴는 모양새다.

3일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리더 투자 서밋'에서 엠마누엘 로만 핌코 최고경영자(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3일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리더 투자 서밋'에서 엠마누엘 로만 핌코 최고경영자(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엠마누엘 로만 핌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홍콩에서 열린 ‘2026 글로벌 금융리더 투자 서밋’에서 “언젠가는 하락장이 오고, 그때 여러 가지가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 상승, 중동 전쟁, 유로존 위기 등 무엇이든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존 코너턴 베인캐피털 회장도 “터질 거품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그는 “AI 기업들의 몸값이 매우 높다”며 “진짜 문제는 그 몸값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공동회장은 최근 AI를 “너무 많은 투자자가 몰린 거래”라고 표현했다. 조디 존슨 캐피털그룹 포트폴리오매니저는 “AI 기업들의 기대와 실제 AI가 보급되는 속도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니 존슨 프랭클린템플턴 CEO는 빅테크의 사업 구조가 바뀐 점을 핵심 위험으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너무 멀리 간 게 아닌가’ 묻는 단계”라며 “현금을 잘 벌고 설비투자 부담도 적던 회사들이 갑자기 막대한 설비투자를 하는 회사로 바뀌었다”고 했다.

과거 빅테크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으로 큰 돈을 벌면서 공장 같은 설비에는 돈을 많이 쓰지 않았다. 하지만 AI 경쟁이 붙으면서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상황이다. 투자한 만큼 벌지 못하면 부담이 고스란히 돌아오는 구조다.

이 부담은 빚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라클·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회사채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졌고, 채권 투자자들은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볼 처지에 놓였다.

발 빠르게 빠져나온 곳도 있다. 핌코는 지난해 AI 관련 채권에 수십억 달러를 빌려줬다. 하지만 적절한 시점에 보유분을 팔고 금리 위험을 방어했다. 이후 AI 채권 투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손실을 피하고 이익까지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AI에 대한 불안이 커지며 기술주 랠리가 꺾였고, 나스닥100지수는 고점 대비 10% 떨어져 ‘기술적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에서 열린 제29회 밀컨 연구소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최고경영자(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에서 열린 제29회 밀컨 연구소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최고경영자(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하지만 월가의 투자은행 수장들은 낙관론을 펴고 있다. AI 인프라에 쓸 돈을 구하려는 빅테크의 자금 조달 수요가 넘쳐나서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가는 길에 굴곡은 있겠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AI 수요의 흐름에 주목하고 있고 자본시장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 역시 AI 설비투자가 10조~15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인터넷 등장 이후 가장 큰 경제적 변화”라면서 “AI로 돈이 몰리면서 다른 분야의 투자 수요가 밀려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해당 투자은행들은 앤스로픽의 기업공개(IPO) 주관사이기도 하다. 지난 6월 사상 최대인 862억 달러 규모로 상장한 스페이스X 때와 같은 역할이다.

다른 금융권 인사들도 기대를 내비쳤다. 존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은 “지금의 회의론은 어느 정도 건강한 것”이라면서도 “다가올 생산성 향상을 과소평가하는 건 실수”라고 말했다.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 CEO도 “지금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시기”라며 “크게 보상받을 것”이라고 했다.

가장 강한 낙관론은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CEO에게서 나왔다. 그는 “올바른 편에 선다면 일생일대의 기회”라며 “빅테크를 가로막는 사람은 누구든 짓밟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운용사들이 AI에 대해 다 비관적인 건 아니다. 위험을 경고하는 이들도 AI가 거대한 기회라는 점은 인정한다. 결국 AI 열풍의 승패는 막대한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돌아오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