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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硏 “자국 우선주의 시대, 공급망 안정·AI 활용 산업정책 절실”

김형욱 기자I 2025.02.06 18:59:33

2025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수출 품목 및 지역 다변화하고,
기업 AI 활용 성공사례 늘려야
경쟁력 잃은 구산업 구조조정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산업연구원이 자국 우선주의 시대 속 한국의 산업정책의 핵심 화두로 공급망 안정과 인공지능(AI)을 꼽았다.

산업연구원은 한국경제학회와 경제사회인문연구회가 6~7일 대전 한남대에서 진행 중인 2025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특별 세션(7일)을 열고 ‘자국 우선주의 시대 하의 한국 산업정책’을 주제로 발표한다고 6일 밝혔다.

2023년 기준 국가·산업별 대표기업 자국 보조금 규모 및 매출액 대비 보조금 비율. (표=한국경제인연합회·산업연구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관세 전쟁’을 촉발하며 미·중 무역분쟁의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 기조 확산으로 자유무역주의 체제가 흔들리며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 전선에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사실상 ‘수출 확대’라는 하나의 최종 목표를 향해 있던 정부의 산업 정책의 목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주영 산업연구원 경제안보·통상전략연구실 실장은 7일 특별 세션에서 ‘한국 수출입의 공급망 취약성과 산업통상 대응 과제’를 주제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그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자국 우선주의 심화로 기업의 공급망 리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산업 육성 정책을 시행하면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안보와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전 세계를 상대로 한 10%의 보편 관세를 포함한 정책을 강행한다면 우리의 대미 수출이 약 9~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대미 수출길이 막히며 중국에 수출하던 반도체 등 중간재 수출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부터, 미국행이 막힌 중국 제품이 한국을 포함한 제삼지역으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 등 여려 우려가 뒤따른다. 미국·유럽의 대중국 공급망 배제 정책에 따라 중국산 중간재에 의존해 오던 우리 제조업의 기반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양 실장은 우리 주요 수출 품목 중 상당수가 불확실성이 큰 품목인 만큼 수출 품목 구성과 수출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우리 수출 품목 중에서 변동성이 큰 품목의 비중을 줄이고 변동성이 낮은 품목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거나, 주력 품목 수출처를 불확실성이 낮은 곳으로 다변화하기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제언이다.

기업의 인공지능(AI) 기술 도입과 그 성과에 따른 선순환 구조 개념도. (표=산업연구원)
송단비 산업연구원 산업정책기획실 연구위원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22년 기준 4.5%에 불과한 국내 기업의 AI 활용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기업의 성과 창출을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AI는 전 세계적 화두이고 많은 기업이 도입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실제 경영상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실증 결과가 나오고 있다. 또 이는 AI 확산이 더 더뎌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송 연구위원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정부 산업정책도 단순히 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자사에 적합한 AI 활용 전략을 세우고 이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AI 활용 확대와 연계 성과 제고라는 큰 목표 아래 산업별 핵심 난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모범사례 공유나 데이터 기반 구축 등 AI 활용 기반 조성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현배 서강대 경제대학 교수는 동 세션에서 한국 산업정책의 핵심 목표와 수단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산업 정책의 핵심 목표를 2050년대 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한 산업구조 개혁으로 두고, 성장성 높은 신산업 확대와 경쟁력을 잃은 구산업 구조조정을 병행해야 한다는 게 전 교수의 판단이다.

이날 특별 세션에선 그 밖에도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이 참여해 환영사한다. 또 노영진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와 민인식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이준 산업연구원 부원장 등이 앞선 발표자와 함께 토론하며 우리 산업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제언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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