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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 예산 요구액은 총 143조엔(약 1224조원)에 달한다. 감세와 재정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도 시장의 불안 요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년부터 식료품 소비세율을 8%에서 1%로 낮추겠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연간 세수 감소액만 약 5조엔(약 43조원)으로 추산한다. 다카이치 정부는 적자국채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재원 마련 방안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나가이 시게토 일본경제 담당자는 “소비세 인하가 재정적자를 확대하고 장기 국채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금리가 오를수록 일본 정부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는 점이다. 일본 재무성은 내년도 국채 원리금 상환 등 국채 관련 비용이 36조 6400억엔(약 314조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가 더 오르면 재정지출 가운데 이자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져 다카이치 정부가 성장과 복지에 투입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줄어든다.
엔화 약세도 다카이치 정부를 압박한다. 엔저는 일본 수출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원유와 식료품 등 수입가격을 끌어 올려 가계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린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확장 재정을 정당화할 만큼 성장세가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1.1%로 전분기 1.9%와 시장 전망치 2%를 모두 밑돌았다. 물가 부담은 여전히 높지만 성장의 힘은 약해지는 ‘저성장·고물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재정을 풀어 성장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재정을 풀수록 국채금리와 정부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금리를 올리면 경기와 재정에 부담을 주는 딜레마에 놓였다. 여기에 방위비 확대까지 겹친다. 일본 방위성은 2027회계연도 방위예산으로 8조 9000억엔(약 76조원)을 요구했다.
공고했던 다카이치 총리의 정치적 기반에도 일부 균열이 감지된다. 그의 지지율은 여전히 50%를 웃돌아 역대 총리들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70%에 가까웠던 취임 초기 고점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세다. 여성, 젊은 유권자, 소수 포퓰리즘 정당에서 옮겨온 유권자 등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 고령층은 성장 중심의 재정지출 계획이 자신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일본 사회보장제도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쿄 템플대의 제프 킹스턴 교수는 “사람들은 그가 희망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다카이치의 낙관적인 메시지가 점차 힘을 잃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02013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