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실물연계자산(RWA) 시장에서 성과를 내려면 기존 금융상품을 블록체인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수요와 투자 방식에 맞춰 상품과 유통 경로를 바꿔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투자자가 이미 이용하는 거래소와 금융서비스에서 토큰화 자산에 접근할 수 있어야 실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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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인 플룸네트워크 공동창업자 겸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이데일리 STO 써밋 2026'에서 '차세대 RWA: 실물자산의 온체인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인 대표는 "대부분은 기존 상품을 그대로 온체인에 올려놓고 잘 작동하기를 바라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유통과 이용자를 먼저 고려해야 온체인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온체인은 자산의 발행과 거래 등을 블록체인상에서 처리하는 방식을 뜻한다.
인 대표는 맥도날드의 해외 진출을 예로 들었다. 같은 햄버거를 팔더라도 국가별로 메뉴와 매장 경험을 달리하듯 금융상품도 새로운 시장의 이용자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방식으로 상품을 이용하는지 파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산을 온체인에 발행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해도 실제 투자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상품을 먼저 내놓고 수요가 생기기를 기다리기보다 이용자와 유통 경로를 파악한 뒤 이에 맞춰 상품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경과 거래 시간의 제약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토큰화의 이점으로 꼽았다. 투자자가 여러 국가와 자산군에 자금을 배분하기 쉬워지고 금융회사도 해외 고객을 확보할 기회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인 대표는 "24시간 운영되는 국제 시장에서는 전 세계에서 자금과 자산을 훨씬 빠르게 옮길 수 있다"며 "기업들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경쟁하고 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세계적인 대형 자산운용사를 따라잡아야 했다"며 "온체인에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진다면 신생 기업도 그 기회를 활용해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투자 수요를 확보할 유통 경로로는 중앙화 거래소와 네오뱅크(인터넷 은행),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프로토콜을 제시했다. 중앙화 거래소에는 스테이블코인 자금이 모여 있고, 네오뱅크는 이를 일상 결제에 쓰려는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 대표는 "규모를 키우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는 일"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을 쓰기 위해 네오뱅크로 자금을 옮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파이 대출 시장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자금 규모가 작지만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실험하는 곳으로 평가했다. 이곳에서 시작한 서비스가 거래소와 네오뱅크로 확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 대표는 "온체인 대출 시장은 자금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많은 실험이 시작되는 곳"이라며 "원하는 시장과 이용자에게 도달하려면 세 영역에 모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의 신뢰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인 대표는 "해킹 사고가 이어지면서 이용자들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몇몇 서비스로 모이려 한다"며 "이용자들이 모인 곳에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강조했다. 기존에는 해외에 금융상품을 공급하려면 현지 법인을 설립하거나 별도 상장 절차를 밟아야 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는 설명이다.
인 대표는 "온체인에서는 기존 국내 시장에 금융상품을 공급하면서 미국과 중남미, 유럽 등으로 시장을 넓힐 수 있다"며 "한국 기업도 한 시장에서만 상품을 파는 대신 여러 시장에 진출해 매출을 늘리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자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한국은 개인투자자와 금융산업 기반이 탄탄하고 금융상품뿐 아니라 문화·미디어 분야에서도 해외 수요가 높다고 평가했다.
인 대표는 "한국의 문화와 미디어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며 "이런 자산을 금융상품으로 만들고 해외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면 해외로 나가는 자금 대신 국내로 들어오는 자금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