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자이 말호트라 RBI 총재는 통화정책 발표에서 최근 소비자물가가 목표치를 넘어선 주된 원인으로 연료 가격 상승을 꼽았다. 다만 식료품과 연료를 제외한 기조적 물가 압력은 억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 흐름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서둘러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도의 선택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 가격 상승과 전쟁에 따른 환율 변동에 대응해 통화정책을 긴축한 것과 대비된다. RBI는 금리를 올리는 대신 앞선 회의에서 외국 자본 유입을 확대하고 루피화를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RBI는 올해 회계연도 평균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5.1%에서 5.0%로 낮췄다. 식료품과 연료를 제외한 근원 물가 전망은 4.7%에서 4.3%로 더 큰 폭으로 내렸다.
인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RBI의 중기 목표치인 4%를 웃돌았다. 그러나 RBI는 올해 회계연도 전체 물가 상승률이 관리 범위인 2∼6% 안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아도 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은 상향했다. RBI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6.6%에서 6.7%로 높였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가 엇갈렸지만 내수와 신용 수요가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봤다.
제조업 경기에는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인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신용 수요는 18%에 가까운 증가율을 유지했다. 말호트라 총재는 내수가 견조하지만 부진한 몬순과 무역 불확실성, 지정학적 위험이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인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6.78%로 큰 변동이 없었다. 루피화는 달러당 95.09루피로 0.1% 넘게 약세를 보였다. 대표 주가지수 니프티50은 0.1%, 센섹스지수는 0.5% 상승했다.
우파스나 바르드와지 코탁마힌드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RBI가 위험 요인을 균형 있게 제시했으며 앞으로의 결정은 경제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 3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누적으로 0.50%포인트 인상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전문가의 예상으로, RBI가 인상 방침을 공식화한 것은 아니다.
RBI는 올해 국제수지가 상당 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6월 발표한 자본 유입 촉진책이 외국 자금 확보에 효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시 대책에는 해외 거주 인도인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 성격의 달러 예금 제도와 은행·국영기업의 해외 차입을 장려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들 조치를 통해 지금까지 41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자본 유입과 유가 하락, RBI의 달러 매도는 루피화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을 줬다. 루피화 가치는 6월 이후 약 1% 회복했지만 연초 이후로는 여전히 5.4% 하락한 상태다.
말호트라 총재는 환율을 시장에서 결정하도록 두되 과도한 변동과 투기적 거래, 무질서한 움직임은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환율이 경제 기초여건과 지나치게 괴리되거나 경제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RBI가 물가 목표 준수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당장 긴축에 나서지는 않았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유가 상승이 근원 물가와 임금, 서비스 가격으로 확산하는지 여부가 향후 금리 경로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단독] "영등포점 팔아 급한 불 껐다"…이지스, 홈플러스 대출 연장 성공](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0500848t.466x.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