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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는 장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던 세균이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면서 발생한다. 내성균은 요로, 혈류, 폐 등으로 침투해 감염을 일으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중환자나 장기간 입원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인공호흡기, 중심정맥관, 도뇨관 등을 사용하는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정희진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생제 사용이 많을수록 내성균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며 “입원 기간이 길거나 병원을 자주 이용하는 환자일수록 CRE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감염 경로는 환자 간 접촉, 의료진의 손, 침상이나 공용 화장실 등 오염된 환경이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국은 다인실 병상이 많아 감염에 더 취약하다”며 “CRE가 확인되면 1인실 격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치료약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CRE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은 제약사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다”며 “일부 약은 개발됐지만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예방 백신 역시 없다.
CRE 감염은 이미 일부 요양병원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CRE 감염자 중 상당수가 상급종합병원뿐 아니라, 항생제 사용이 많은 요양병원에도 분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50년이면 항생제 내성균으로 인한 전 세계 연간 사망자가 1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코로나19보다 치명적일 수 있는 감염병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