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법 통과됐다, 이제 연결이다"…토큰증권 시장 '글로벌 확장' 시험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성수 기자I 2026.10.01 16:34:02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STO써밋 2026]
'한국형 STO, 투자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발표
토큰증권법, 내년 2월 시행 예정
국내 발행·유통 인프라 구축 본격화
'상호운용성·해외투자자 참여' 과제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토큰증권(STO) 시장의 본격적 개화를 앞두고 국내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이제 '해외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입니다.”

국내 토큰증권 시장이 법제화라는 첫 관문을 넘어섰지만, 시장의 진짜 성장은 이제부터라는 진단이 나왔다. 국내에서 토큰증권 발행·유통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동시에 자산과 투자자가 플랫폼과 블록체인, 국경을 넘어 이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발행·유통 인프라 구축 본격화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진행된 '이데일리 글로벌 STO(Security Token Offering) 써밋 2026'에서 '한국형 STO, 투자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관련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가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 이데일리 STO 써밋’에서 '한국형 STO, 투자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가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 이데일리 STO 써밋’에서 '한국형 STO, 투자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토큰증권 제도가 법제화되고 발행·유통 인프라가 갖춰지는 만큼 이제는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 투자자와 자산을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제가 STO 써밋 무대에 벌써 네 번째로 섰다”며 “3년 전에는 토큰증권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설명해야 했고, 2년 전에는 입법의 절실함을 이야기했으며, 지난해에는 법이 곧 통과될 것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올해 토큰증권법이 통과됐다”며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했고 내년 2월이면 시행된다. 이제 토큰증권이 자본시장법 안으로 정식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큰증권이 새로운 종류의 증권이 아니라 기존 증권을 분산원장에 기록하는 새로운 형태의 증권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이 아니라 엄연한 증권의 연장 상품이라는 것.

신 대표는 “토큰증권은 '증권의 내용'이 아니라 '형태'에 따라 구분된다”며 “같은 증권이라도 종이에 적으면 '실물증권'이고, 예탁결제원의 전자등록부에 적으면 '전자증권'이며, 분산원장에 적으면 '토큰증권'이 된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은 지분증권, 채무증권, 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 파생결합증권, 증권예탁증권 등 6가지로 구분된다.

신 대표는 “이 여섯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이든 토큰증권으로 내면 그것이 바로 토큰증권”이라며 “증권이 되는 순간 증권신고서 수리 등 규제도 그대로 따라온다”고 말했다.

토큰증권에 사용되는 분산원장 역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과는 다르다. 예탁결제원과 증권사,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이 노드로 참여하는 허가형 구조다. 이 때 '노드'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해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개별 컴퓨터나 서버를 의미한다.

신 대표는 “투자자의 재산권이 걸린 권리에 대한 기록인 만큼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가 분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주식 토큰화 시장' 성장

신 대표는 가상자산과 토큰증권을 별개의 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의 발행과 거래소 운영, 투자자 보호 등을 폭넓게 다루는 법안이다. 반면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의 적용을 받는다.

그는 “디지털자산기본법과 토큰증권법은 겹치는 부분이 없다”며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을 따르고 가상자산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따르기 때문에 아예 트랙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토큰화 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신 대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 세계 실물자산 토큰화(RWA) 발행 잔액은 387억달러(약 52조원)로 지난해 말 215억달러(약 29조원)에서 80% 증가했다.

특히 미국 국채 토큰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미국 국채 토큰화 규모는 153억달러(약 20조원)로 RWA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 대표는 “기관들이 온체인에 자금을 맡겨둘 곳으로 이미 국채를 골랐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토큰화된 금의 시가총액도 약 73억달러(약 9조원)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주식 토큰화 시장 역시 성장세다. 발행액은 28억달러(약 3조원) 수준이지만 8월 한 달 거래대금이 79억달러(약 10조원)로 1월 대비 33배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가 특히 주목하는 지표는 '투자자 지갑 수'다. 그는 “현재 약 351만개의 지갑이 늘어났는데 연초보다 20배 넘게 성장했다”며 “기관 한 곳이 크게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많은 개인이 참여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가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 이데일리 STO 써밋’에서 '한국형 STO, 투자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가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 이데일리 STO 써밋’에서 '한국형 STO, 투자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신탁수익증권 발행 규제' 개선해야

국내 시장 역시 법제화와 인프라 구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신 대표는 “지난 2023년 2월 정비방안이 발표됐고, 작년 9월에는 장외거래소 인가 단위가 새로 생겼다”며 “이어 지난 1월 토큰증권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내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 반 동안 네 개의 이정표를 세워오면서 계속 진행돼 왔다”며 “사업자 입장에서는 조금 더딘 면도 없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조각투자 사업자들이 구축해온 인프라가 제도권의 기술 표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대표는 “조각투자 사업자들이 먼저 만들고 검증해 온 인프라가 이제는 제도권의 기술 표준이 됐다”며 “정형증권 STO가 안전판이라면 조각투자는 여기에 더해진 플러스 알파”라고 말했다.

앞으로 토큰증권 시장에는 조각투자 상품 뿐 아니라 펀드, 채권, 비상장주식 등 정형증권도 단계적으로 들어올 전망이다. 이후에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시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신탁수익증권 시장에는 제도적 제약이 남아 있다. 신 대표는 “자본시장법 제110조 1항에 금전이 아닌 신탁의 수익증권은 발행 자체를 못하게 막고 있다”며 “공모냐 사모냐를 따지기 전에 발행부터 막혀 있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장에 나온 상품들은 자산유동화법을 활용해 우회적으로 발행되고 있다. 다만 비용과 요건을 감당할 수 있는 사업자만 이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신 대표는 “해법은 자본시장법 제110조 1항을 빨리 개정하는 것”이라며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고, 이 법안은 아마 11월 정도 법안소위를 통해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계약증권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탁수익증권과 달리 투자계약증권은 증권을 양도하더라도 기초자산에 대한 권리가 즉시 함께 이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증권은 거래소에서 매수하면 몇 초 만에 계좌로 들어오지만 권리 이전에는 며칠이 소요된다”며 “바로 이러한 차이 때문에 거래소에서 유통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산 절연 문제도 꼽혔다. 도산절연은 특정 자산이나 사업이 원래 소유자(기업 등)의 파산이나 회생 절차에 휘말리지 않도록 완전히 분리·보호하는 법적·구조적 장치를 뜻한다. 신탁은 발행사가 파산하더라도 신탁재산이 별도로 보호되지만 투자계약증권에는 현재 이 같은 장치가 없다.

신 대표는 “영화나 신재생에너지처럼 사업 성과에 투자하는 투자계약증권은 수요가 분명히 있음에도 당국이 허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업이 실패했을 때 투자자가 어떻게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발행 인프라 측면에서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 도입을 주요 변화로 꼽았다. 일정 요건을 갖춘 발행인이 직접 분산원장 노드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다.

그는 “지금까지는 증권을 발행하려면 반드시 증권사를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요건을 갖춘 발행사가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면 자신이 발행한 증권에 대해 직접 분산원장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은 원장 기록과 고객 계좌 관리, 배당 지급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자본금 40억원 이상의 계좌관리기관과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전산 전문인력 등을 확보해야 한다.

신 대표는 “발행사 입장에서는 내가 발행한 증권을 누가 얼마나 갖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다”며 “배당이나 권리에 대한 처리도 그만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시장에서는 거래소와 장외거래소가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요건을 갖춘 시장인 반면 장외거래소는 규모가 작거나 비정형적인 조각투자 상품의 유통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거래소에 상장하기에는 규모가 조금 작거나 아직 시기상조인 비정형 자산, 즉 조각투자 상품들이 장외거래소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호운용성·해외투자자 참여' 과제

국내 토큰증권 시장이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로는 ‘폐쇄형 구조’가 꼽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 종목을 하나의 분산원장에서만 발행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원장으로 자산을 옮기는 데 제약이 있다.

국내 투자자가 국내 플랫폼 안에서만 거래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해외 시장이 여러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과 대비된다.

신 대표는 “초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에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면서도 “이 구조가 너무 오랫동안 이어지면 거래가 한 플랫폼 안에서만 이뤄져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기 어렵고 해외 자금이 들어올 통로도 없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가 제시한 해법은 세 가지다. △자산에 대한 권리 이전을 스마트컨트랙트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구조 △블록체인 간 상호운용 기준 △해외 투자자의 참여를 허용할 수 있는 국가 간 규제 협력이다.

그는 “시장이 열리더라도 투자자 보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권리 이전 구조가 필요하다”며 “다른 블록체인과 자산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상호운용 기준도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투자자의 참여를 허용하려면 국가 간 규제를 서로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규제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자금은 절대 유입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국내 토큰증권 시장의 해외 진출을 위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실증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봤다.

바이셀스탠다드 역시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신 대표는 “싱가포르에 BSFX라는 법인을 설립했고, 국내 자산에 해외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게 만드는 상품을 이미 어느 정도 만들어 놨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특허와 지식재산권(IP), K-콘텐츠 등을 해외 투자자에게 연결하는 것을 토큰증권의 중요한 역할로 꼽았다.

신 대표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특허 IP와 K-콘텐츠 상품에 해외 투자자들이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저희는 그것이 바로 혁신이고 토큰증권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의 우량한 자산들이 해외에서도 계속 알려지고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빨리 열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바이셀스탠다드는 STO 기반 디지털 자산운용 플랫폼 '피스(PIECE)' 운영사로 현물, 미술품, 선박, 지식재산권(IP) 등 다양한 자산을 다루는 멀티에셋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신범준 대표는 바이셀스탠다드의 창립자로서 피스를 이끌고 있다. 그는 “토큰증권으로 공모와 사모의 경계를 허문다”는 철학 아래, 실물자산의 제도화를 선도하며 차세대 투자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신 대표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토큰증권협의회 초대 협의회장으로서 STO 제도화, 정책 제안, 규제 실증을 주도하며 업계의 중심 역할을 수행해왔다. 나아가 싱가포르에 글로벌 금융 혁신 거점인 BSFX를 설립,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국경을 초월한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