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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최후의 인류’를 연출한 이미솔, 최평순, 박진우 PD를 만나 제작 비하인드를 들었다. 세 PD는 각각 과학, 환경, 게임 분야의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최후의 인류’를 위해 EBS의 다큐 어벤져스가 뭉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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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인류’가 거둔 성과는 전통적인 레거시 미디어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주로 5060 세대가 머무르던 EBS의 고정 시청층을 젊은 세대로 확장하기 위해 제작진은 기획 단계부터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 PD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2049 시청층에 맞다고 생각했고, 미리 넷플릭스에 수급 제안 메일을 보냈다”며 “넷플릭스 측에서도 플랫폼 시청층이 기대하는 바와 부합한다며 흔쾌히 응했다. 톱10 진입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어 제작진으로서 큰 힘을 얻었고 더 올라가고 싶은 기대와 욕심도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2049 시청층을 잡기가 어려운 플랫폼이지 않나. 어떻게 돌파할지에 대해서 항상 유튜브로만 접근했던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타깃 시청층 공략에 성공했고, EBS 콘텐츠를 확장해볼 수 있곘구나 하는 회사 차원의 활로가 생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 로케이션 촬영에 제작 기간만 1년. 이 PD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20억 규모 제작 지원금과 EBS의 투자가 합쳐져 압도적인 스케일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PD는 “제작 기간 동안 미국 애리조나에서 체류하며 촬영 장소와 계절 등을 고민했다. 한국에서 컨테이너 2동 분량의 세트 짐을 보내는 등 공력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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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PD는 “과거 8명의 과학자가 외부와 단절된 채 생존 실험을 벌이다 결국 산소 부족 등으로 실패했던 역사적인 공간”이라며 “지구의 소중함, 지구가 얼마나 정교한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실패한 실험처럼 묘사되지만 그 자체가 지구에 대한 메시지라고 생각했다”며 장소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애리조나의 연구시설이자 최대 관광지로 유명한 바이오스피어2 섭외 과정도 쉽진 않았다. 온라인 미팅, 현장 미팅부터 세 차례의 답사까지 제작기간 1년 동안 공을 들였다.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된 촬영인 만큼, 미션을 설계한 박진우 PD는 “연구시설이자 관광지인 곳이라 촬영 과정에서 제약이 많아 조율이 쉽지 않았다”면서도 “지금의 과학으로 기후 위기를 다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동시대 시청자들에게 와닿는 ‘체험형 콘텐츠’로 다가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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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인류’는 서바이벌임에도 자극적인 탈락 시스템이 없다. 대신 배정된 재화(시드)를 공동체가 어떻게 나누고 조율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 PD는 “경쟁이나 탈락보다는 협력과 조율로 어떻게 이 생태계를 유지할지가 중요한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팀 미션 경쟁조차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점이라는 것에서 다른 프로그램과는 차별점”이라고 짚었다. 박 PD 역시 “밀폐된 생태계에서 경쟁과 협력 중 무엇이 인류 생존에 유리할 것인지를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최후의 인류’에는 배우 유승호, 가수 겸 배우 비비, 코미디언 이은지, 뇌과학자 장동선, 화학자 장홍제, 의사이자 웹소설 작가인 이낙준, 미국 우주항공 연구기관에서 근무하는 지구과학자 김한결 박사가 출연한다.
환경 보호에 진심이라 사전 미팅에 8년 된 텀블러를 들고 온 배우 유승호는 중반부 이후 든든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행동력과 지혜를 겸비한 비비는 매회 치열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환경홍보대사 출신 이은지는 회를 거듭할수록 과학적 용어를 구사하며 성장형 캐릭터의 정석을 보여준다는 게 PD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예능 신이 내린 뇌과학자 장동선, 길리슈트를 직접 챙겨온 화학자 장홍제, 의사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 이낙준, 그리고 미국 현지에서 어렵게 발굴한 우주항공 전문가 김한결 박사까지 신선한 7인의 조합이 시너지를 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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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공영방송의 역할에 대해 제작진은 무거운 책임감과 확신을 동시에 드러냈다.
최 PD는 “다큐가 예전처럼 시청률 30%를 넘는다든가 하는 시대는 지났다. 유의미하지만, 대중적 접점을 넓히기 힘든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이자 탈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PD는 “레거시의 위기, 매체 환경 변화 속에서 공영방송이 뭘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한다. 과거처럼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 공동체가 가진 최소한의 토대를 방송사들이 어느 정도 만든다고 생각하고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 프로그램이 제작 형식이나 규모를 떠나서 체험의 방식으로 다가간 것이 시대적인 흐름과 부합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시즌2나 또 다른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을 묻자 이 PD는 “너무 힘들었어서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에서 ‘시즌2 할 거냐’고 물어봐서 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자본이 들어온다면 하겠다고 했다”고 깜짝 고백했다.
이에 박 PD와 최 PD는 “처음 듣는 얘기”라면서도 “아이템만 바꾸면 과학과 생존을 엮는 시도는 계속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과학 생존 리얼리티’ 세계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최후의 인류’는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50분 EBS1에서 방송된다. 넷플릭스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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