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칼(180640)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19% 오른 18만4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는 4만400원(29.97%) 오른 17만5200원에 마감하며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바 있다. 지난달 말일 종가가 12만39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서만 49.15% 상승한 셈이다. 우선주인 한진칼우(18064K)는 전날과 이날 각각 30.00%, 22.44% 상승하며 이틀간 급등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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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를 움직인 건 최대주주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호반그룹은 최근 한진칼 주식을 장내에서 추가로 사들인 뒤 최대주주에 해당할 가능성을 고려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지난 7월 공개된 호반그룹의 지분율은 20.15%로,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20.57%)과의 격차는 0.42%포인트였다.
조 회장도 지난 2일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총 370억5000만원 규모로, 거래가 완료되면 우선주를 포함한 전체 발행주식 기준 조 회장 개인 지분율은 5.75%에서 6.23%로 높아진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종전 20.57%에서 21.06%로 늘어나게 된다. 거래 목적은 ‘책임 경영 강화’라고 밝혔으나 사실상 호반그룹의 지분 확대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통상 경영권을 두고 지분 경쟁이 벌어지면 양측이 주식을 더 사들이거나 공개매수가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되며 주가가 급등한다. 이때 주가가 얼마나 오래 오르는지는 후속 매수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느냐에 달려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에스엠과 한국앤컴퍼니는 공개매수 기간이 남아 있었는데도 경쟁 구도가 바뀌자 하루 만에 20% 넘게 하락했다.
에스엠(041510)은 하이브와 카카오의 인수 경쟁이 벌어진 2023년 2월 9일 9만8500원에서 3월 8일 15만8500원으로 한 달 새 60.9% 올랐다.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15만원도 넘어섰다. 그러나 하이브가 인수 절차 중단을 발표한 뒤 첫 거래일인 3월 13일 주가는 하루 만에 23.48% 급락했다. 카카오의 공개매수는 계속됐지만, 맞붙었던 두 회사 중 한 곳이 물러나자 주가는 공개매수가를 크게 밑돌았다.
한쪽의 경영권 방어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에도 주가는 곧바로 반응했다. 같은 해 12월 한국앤컴퍼니(000240)는 MBK파트너스와 조현식 고문 측이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분 2.72%를 장내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현범 회장 측에 힘이 실렸다. 이에 주가는 12월 15일 하루 25.06% 내린 1만5850원에 마감했다.
MBK가 15일 장 마감 후 공개매수가를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리자 한국앤컴퍼니는 다음 거래일인 18일 장중 상한가인 2만600원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종가는 1만7700원에 그쳤고, 실질적인 청약 마감일인 22일에는 1만6380원으로 공개매수 직전 종가(1만6820원)를 밑돌았다.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매수세가 다시 유입됐지만, 경영권 방어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반등은 오래가지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분쟁 길어져도 상승분 반납…“추격 매수 유의”
고려아연과 콜마홀딩스는 분쟁이 이어지는 중에도 주가가 꺾인 사례다. 고려아연(010130)은 영풍·MBK의 공개매수 개시 직전인 2024년 9월 12일 55만6000원에서 10월 29일 154만3000원으로 약 한 달 반 만에 177.5% 뛰었다. 그러나 이튿날 대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 발표에 29.94% 떨어진 108만1000원으로 하한가 마감했다. 경영권 다툼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지분 확보 경쟁에서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부담으로 옮겨갔다.
콜마홀딩스(024720)는 조정이 수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콜마비앤에이치 이사회 개편을 둘러싼 남매 갈등이 부자간 주식 반환 소송으로 번지면서 지난해 6월 말 1만800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10월 초 1만2480원으로 고점 대비 약 30% 하락했다. 윤동한 회장이 소를 취하한 건 올해 5월로, 주가는 법정 다툼이 마무리되기 수개월 전부터 상승분을 반납했다.
한진칼에서도 이번 지분 변동이 실제 후속 매수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호반그룹의 정확한 보유 지분과 추가 매입 계획, 산업은행 등 주요 주주의 행보가 변수로 남아 있다. 특히 한진칼의 경우 실제 유통되는 한진칼 주식이 전체의 20% 수준에 그치는 만큼 주요 주주의 매매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의 여지가 반영되고 있다는 점, 실질적인 유통주식 물량이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은 기업 가치를 훌쩍 뛰어넘은 프리미엄을 반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는 산업은행이 보유 지분을 언제,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매각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호반그룹이 한진칼의 경영권 확보를 추진한다면 매우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지분 경쟁 기대에 급등한 종목을 추격 매수하기에 앞서 실제 추가 매수 가능성과 지배구조 변화가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수·합병(M&A) 관련 경영권 분쟁으로 단기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경우, 대부분 사례에서 다시 주가가 기업가치 부근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관찰됐기에 일반투자자는 추가 상승을 기대하면서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