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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현장. 올해 처음 설치된 ‘AI 기반 직무 테스트 부스’에는 자신에게 맞는 업무를 알아보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구직자들이 많았다. 기자도 직무 추천을 받아봤다. AI 분석기는 금융 전문가로서의 지향점,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 투자 자금 운용 스타일 등 14개의 질문을 던졌다. 평소 기사를 쓸 때 통계적 근거, 신뢰할만한 사람의 분석 등을 중요시하다 보니 이 스타일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고액 자산가 고객을 어떤 스타일로 유치할 거냐는 질문에도 ‘친근한 관계 형성’ 방식보다는 ‘상대방의 비즈니스 현황이나 자산 구조를 현미경처럼 분석’하는 방식의 영업 방식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약관 및 관련 법규에 기초해 공정한 손해액을 산정하고 보험금을 지급하는 ‘손해사정’ 직무를 추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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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AI 기반 직무·기업 추천 시스템은 금융권이 AI 시대에 맞춰 인재를 선발하고 업무 구조를 재편하려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은행권이 신입 채용을 줄이는 가운데 구직자가 좁아진 채용문을 뚫을 방법으로 ‘AI 역량’을 높여야 하는 이유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 신규 채용 인원은 2023년 1880명에서 2024년 1320명, 지난해 1170명으로 감소했다. 불과 2년 만에 채용 규모가 37.8% 줄어든 만큼 좁아진 채용문을 뚫기 위해서는 AI 활용 역량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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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능력을 채용 조건 전면에 내세우기도 한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서비스 기획자’ 공고에서 AI 활용 능력을 중점적으로 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고객이 금융 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하게 할지 설계하는 능력을 보고 ‘서비스 기획자’를 채용했다면 이제는 ‘AI 네이티브 서비스 기획자’를 채용하겠다고 공고부터 바꿨다. 박람회 현장에 있던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서비스 기획 직무에 AI를 활용하는 역량을 보려고 한다. 지원서 및 포트폴리오를 받을 때나 과제 전형에서부터 그런 부분을 좀 검토하려고 (공고에) 좀 명확하게 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해당 공고가 현재 진행 중인 만큼 현장에서도 관련 설명이 이어지는 분위기였다.
박람회 현장에서도 AI 도구를 활용해 실무 과제를 수행하는 ‘AI 활용능력’ 부스가 별도로 마련되기도 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들어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를 채용 과정에 도입하는 등 AI 활용 역량을 중시하고 있다.
보험업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역량이 우수한 분들을 채용하는 추세”라며 “채용 시점이나 직무 성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지난 채용에서는 AI 직무 채용을 별도로 진행하는 등 AI 역량자를 우대했다”고 전했다.
AI 인재뿐 아니라 회계사 등 전문자격을 갖춘 구직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최근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하고도 수습할 회계법인을 찾지 못하는 이른바 ‘미지정 회계사’가 늘면서 금융권으로 눈을 돌리는 회계사 준비생과 합격자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금융회사들이 회계사 수습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실무수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회계법인 대신 은행·증권사·보험사 등에서 경력을 시작하는 길도 열렸다.
현장에서 만난 구직자 이상민(26)씨는 회계사 시험 결과를 앞두고 금융권의 채용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박람회장에 왔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전에는 금융회사에서 근무해도 회계사 수습 경력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금융권에서도 경력을 인정받아 수습 딱지를 뗄 수 있어 관심을 갖게 됐다”며 “회계사 자격을 취득한 뒤 관련 전문성을 금융권에서도 활용할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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