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열린 ‘대호김종서함’ 진수식. 대한민국 여섯 번째 이지스구축함 앞에 선 이재명 대통령은 군함을 외국에서 들여와야 했던 시절을 먼저 꺼냈다.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군함을 스스로 설계하고 또 스스로 건조해 스스로 운용하는 국가가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자주국방은 곧 주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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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을 회고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연설문을 잘 만들어왔는데 가슴이 벅차서 제대로 읽을 수가 없다”고 했던 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자랑스러운 함정 앞에 서니 그 마음을, 그 표현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손으로 이지스함을 만들기로 결정한 때부터는 24년이 흘렀다. 이 대통령은 세종대왕함으로 시작한 여정을 짚으며 “‘대호’ 김종서함이 오늘 그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고 했다. 함명은 세종대왕 시절 두만강까지 나아가 6진을 개척한 ‘백두산 호랑이’ 김종서 장군에게서 따왔다.
이날 연설은 지난 성취를 돌아보는 데 머물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해군이 “핵추진 잠수함, 유무인 전력모함 등 자주국방의 핵심 전력을 꾸준하게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섯 번째 이지스함의 진수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다음 전력 확보 방향까지 제시한 것이다.
그 기반으로는 조선업과 방위산업을 함께 들었다. 이 대통령은 반세기 전 울산 미포의 모래사장에서 시작한 조선업이 LNG 운반선과 이지스함을 만드는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도 이날이 국내 최초 국산 전투함인 울산함 개발에 나선 지 50년이 되는 해라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대호김종서함을 두고 “겉으로 보면 한 척의 배일 뿐”이지만, 내부에는 수백㎞ 밖을 탐지하는 레이더와 수백 개 표적을 분석하는 무기체계, 이를 묶는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선체를 건조하는 조선 기술에 탐지·분석·대응을 맡는 방산 기술이 결합해야 첨단 함정이 완성된다는 얘기다.
정부 지원도 이 기술들을 실제 전력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민간 첨단기술을 국방 분야에 빠르게 도입하고, 군과 학계·기업이 함께 연구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길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그는 “복잡했던 절차를 줄이고 지원은 확대하고 새로운 기술이 최대한 빨리 전력화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방산 수출과 해외 협력을 지원해 안보 역량을 경제의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뜻도 밝혔다.
축사가 끝난 뒤 대통령 부부는 연단 뒤편 진수식장으로 이동했다. 정 회장에게 흰 장갑을 건네받은 김혜경 여사가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진수도끼로 줄을 끊었다. 뱃고동이 울리고 폭죽이 터지자 이 대통령도 김 여사와 함께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해군 장병들이 월급을 쪼개고 국민이 성금을 보태 미국의 퇴역 군함을 들여왔던 첫 전투함 백두산함의 사연도 되짚었다. 군함 한 척을 구하기 위해 힘을 모았던 해군은 이제 여섯 번째 이지스함의 진수를 맞았다. 그 함정 앞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어야 우리 앞날을 우리 스스로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