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는 전세대출과 대출총량규제,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 도입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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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서울 일부 지역 집값만 보면 정부가 자산가치를 떨어뜨리려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초래하는 자산 양극화와 직주근접 문제, 저출산 등 사회적 부작용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금융정책은 대출 규제를 통해 주택 수요가 한꺼번에 시장에 나타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전세대출 역시 대부분 보증기관의 보증을 기반으로 한 정책성 대출인 만큼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취약계층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도 취약계층 지원에는 동의하면서도 지역별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상무는 “비투기지역의 취약계층에 대한 전세대출 확대는 필요하지만 투기지역까지 전세자금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현재 문제는 서울 등 특정 지역의 공급 부족”이라고 꼬집었다.
김원장 삼프로TV 기자도 “무주택 서민을 위한 전세대출은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전세대출이 갭투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총량규제, 단기적 활용만”
대출총량규제를 둘러싸고서는 단기적인 시장 안정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현재 시장 환경에 맞게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021년과 달리 사적 금융 활용이 늘어나면서 기존 대출총량규제만으로는 시장을 관리하기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서 상무는 “2021년 하반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대출총량규제를 도입하면서 전세자금대출 규제의 빈틈까지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었다”며 “다만 지금은 가족이나 직장 등을 통한 사적 금융을 활용할 가능성이 커져 대출총량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대출 심사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사적 금융 등 모든 가계부채를 반영해 DSR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박사는 대출총량규제의 정책 목표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 관리가 목적인지, 부동산시장 안정이 목적인지에 따라 제도의 운영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박사는 “단기적으로 시장 안정을 위해 일시적으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출 없이는 주택을 마련하기 어려운 계층의 부담을 키우는 만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거시건전성 부담금 도입 고려해야”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 도입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적용 대상과 부담 주체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주택시장 과열을 완화하고 금융시스템 위험에 대비하는 수단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제도의 세부 설계는 더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은 주택담보대출에 추가 비용을 부과해 차주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주택 투자에 따른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방식이다.
서 상무는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예상보다 강한 정책이 아니면 집값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며 “거시건전성 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부담금 도입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담금을 개인에게 직접 부과하기보다는 정부와 금융회사가 기금을 조성해 금융 시스템 위험에 대비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배문성 라이프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거시건전성 관리 부담금은 중장기적으로 유효한 정책”이라면서도 “현재 수준으로는 수요 억제 효과가 크지 않은 만큼 DSR과 LTV 규제와 함께 운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에만 적용하면 그림자금융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는 만큼 적용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도 “거시건전성 부담금은 참신한 아이디어”라면서도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부담을 지울 것인지와 정책 목표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방식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국민 발언도 이어졌다. 청년층 정책대출의 소득·자산 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제안이 제기됐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재개발·재건축 이주비 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수도권 전체를 동일한 규제 대상으로 묶기보다 과열 지역을 중심으로 차등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토론에서 제시된 의견을 향후 부동산 금융정책 검토 과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부동산 금융 문제는 실타래처럼 얽혀있다”면서 “사실의 영역과 판단의 영역을 잘 판단해 실타래를 더 정리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