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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 공개 넘어 개방해야"…AI시대 사법데이터 개혁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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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오현 기자I 2026.07.22 18: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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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F, 판결문 개방 국면 전환 세미나 개최
수수료 폐지·오픈API 도입 촉구
비실명 처리 개선 및 법원 책임 분산 필요성도 제기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법원이 판결문 공개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정작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데이터 개방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조계와 AI 전문가들은 법원 판결문 공개 정보와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단순히 정보를 검색해서 개인에게 공개되는 수준을 넘어 공공기관 또는 기업 등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2026 오픈데이터포럼(ODF) 제1차 열린세미나'는 22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판결문 개방 실행 국면으로의 전환과 시사점'을 주제로 법원과 정부, 리걸테크 업계 관계자 판결문 개방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최오현 기자)
'2026 오픈데이터포럼(ODF) 제1차 열린세미나'는 22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판결문 개방 실행 국면으로의 전환과 시사점'을 주제로 법원과 정부, 리걸테크 업계 관계자 판결문 개방 방향을 논의했다. (사진=최오현 기자)
법원과 정부, 리걸테크 업계 관계자들은 22일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2026 오픈데이터포럼(ODF) 제1차 열린세미나’에서 ‘판결문 개방 실행 국면으로의 전환과 시사점’을 주제로 판결문 개방 방향에 대해 이같은 목소리를 냈다.

첫 번째 발제는 이정현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가 ‘판결서 공개제도의 현황 및 개선방향’을 주제로 진행했다. 이 부장판사는 형사사법정책연구원에서 ‘바람직한 판결서 공개 방법과 범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이 부장판사는 현행 판결문 공개 시스템에 대해 소개하며 판결문 공개 제도 시행 이전의 판결문도 공개하고, 비실명화 처리 대상 역시 최소화해 판결문 가독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나 주소, 금융정보 등 최소한의 정보만 비실명 처리하고 이외의 모든 정보는 비실명처리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현재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법인명까지 가려지는 사례가 많아 데이터 활용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며 법인 실명 공개 방안도 제안했다.

이 부장판사는 판결문 열람 방식의 일원화와 비영리적 목적의 개인 접근성을 강화하는 한편, 영리적 목적으로 판결문을 대량 수집할 경우에는 영국과 같은 방식으로 최소한의 심사 기준 등을 두고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목적 하에서 ‘승인 허가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건당 1000원의 수수료 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부장판사는 “수수료는 제도 도입 당시 남용 방지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안다”며 “국고로 귀속될 뿐 시스템 유지에 직접 사용되는 것도 아닌 만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노한동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법률 태스크포스(TF)리더는 현재의 공개 방식으로는 AI 활용이 사실상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검색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기계가 자동으로 데이터를 가져갈 수 있는 벌크 다운로드와 오픈 API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원 내부에서의 판결문 공개 방향성 고민이 구시대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노 리더는 “500만 건의 판결문을 현행 기준으로 받으려면 수십억원의 비용이 들어 공공기관조차 활용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수수료 체계 개편도 촉구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이 기획예산처에서 받은 예산으로 판결문을 사면 법원은 그 돈을 다시 기획예산처로 반환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공공기관에 한해서만이라도 개방을 늘리고 수수료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패널들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윤종수 오픈데이터포럼 운영위원장은 판결문이 AI뿐 아니라 데이터 저널리즘과 사회 갈등 분석, 입법 개선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걸테크 스타트업 네플라 최주선 대표는 “현재 판결문은 오타와 메타데이터 오류가 적지 않고 API도 사실상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공공은 원데이터를 정확하게 제공하고 민간이 이를 활용해 서비스를 경쟁하는 구조가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참석자들은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오남용 방지 장치는 필요하다는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영국처럼 라이선스 승인 제도를 도입해 대량 이용 목적을 심사하거나, 오남용한 주체에 대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차후 정보를 이용할 수 없게끔 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특허 사건 등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적은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판결문 공개에 소극적인 법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데이터 오류 등으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법원에만 모든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처리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직접 오류를 발생시킨 당사자를 특정해 책임을 묻게 하자는 방안 등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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