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현대리바트·LX하우시스·KCC·동화
직원수 줄고 1인당 평균급여도 감소
원가 부담과 수요 감소, 규제 리스크까지
"정부서 건설업 불황 해소 방안 내놔야"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최근 반도체 업계가 사상 최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며 인재 확보 경쟁에 나선 반면 건자재·가구 업계는 건설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어 중소기업 업계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건자재·가구 업계에서는 연봉과 복지 수준 등 다른 업종들과의 격차가 갈수록 확대돼 인재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 | 한샘 상암 사옥 전경 (사진=한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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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이데일리가 국내 건자재·가구 대표 5개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들 모두 직원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가구 1위업체 한샘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2241명에 달하던 직원수가 올해 3월 말 2194명으로 줄어들었다. 현대리바트도 2024년 말 828명이던 직원수가 2025년 말 769명으로 감소했다. LX하우시스 역시 2024년 말 2823명이던 직원수가 지난해 말 2728명으로 줄었고, KCC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3586명이던 직원수가 올 3월 말 3553명으로 감소했다. 동화기업도 2024년 말 734명이던 직원수가 지난해 말 632명으로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 | LX광화문빌딩 전경 (사진=LX하우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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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은 건설경기 불황이 수 년째 계속되며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이들 기업이 조직 슬림화와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건자재·가구 기업들의 실적은 악화일로다. KCC는 지난해 427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4711억 원) 대비 9.2% 감소했고 매출액도 6조 4838억 원으로 전년(6조 6587억 원) 대비 2.6% 줄었다. 한샘은 지난해 연결 기준 18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312억 원) 대비 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1조 9084억 원) 대비 8.6% 감소한 1조 7445억 원을 기록했다.
건설·부동산 경기와 직결되는 건자재·가구 산업 특성상, 건설·부동산 경기 회복 없이는 건자재 수요 침체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며 당분간 건설·부동산 불경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 4월 건설수주는 19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9% 증가했지만 이는 공공수주가 이끈 것으로, 민간 주택·비주택 건축은 정체됐다. 또한 건설기성(건설업체의 국내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조사해 집계한 통계)은 1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1% 감소해 수주가 늘어도 착공과 기성, 자재 출하로 이어지는 데에는 시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건자재·가구 기업들은 신규 채용 규모도 축소하고 임금 인상 폭을 최소화하거나 성과급 지급을 축소하며 허리띠를 졸라메고 있다. 실제 LX하우시스의 1인당 연간 평균 보수는 2024년 8900만원에서 2025년 8700만원으로 줄었다. 같은기간 현대리바트의 1인당 연간 평균 보수 역시 6700만원에서 6300만원으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에서 건설업 불황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아야 이 같은 분위기가 다소 완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건자재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한 주택 거래 부담 등 영향으로 건자재·가구 업계 실적이 동반하락 하고 있다”라며 “수요에 대응 가능한 주택 공급 대책이 빠르게 마련돼 건설부동산 업계의 훈풍이 다시 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외적인 리스크 또한 여전하다. 중동 발 리스크가 완화하면서 유가는 안정되는 추세지만 건설 원자재 공급망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환율과 금리 등 외부 리스크 역시 변수다. 또 다른 건자재 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계속되다 보니 원자재 가격이나 물류비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환율 안정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 KCC 강남 사옥 (사진=KC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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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부진 뿐 아니라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른 압박도 받고 있다. 원자재와 에너지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압박에 제품 가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페인트 업계의 경우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룟값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 과정에서 정부의 견제를 받은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우 페인트 업체들의 가격 담합 의혹 조사 등으로 업계를 압박했다. 공정위는 지난 2024년에도 가구업체들에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시장 감시를 강화해 왔다. 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침체로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규제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들은 AI 호황을 바탕으로 성과급과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건자재 업계는 원가 부담과 수요 감소, 규제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며 “같은 제조업이라도 체감 경기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