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BC는 4일(현지시간) 민주당이 장악한 새 의회가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ACA) 보험료 보조금 부활, 자녀 세액공제 확대,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 등을 추진해 가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 결과를 가른 건 물가였다. 비영리 연구기관 조세재단의 대니얼 번 대표는 CNBC에 “이번 선거는 생활비 부담을 키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거부한 결과로 본다”며 “중동 분쟁이든 관세든 유권자들이 정말 걱정했던 문제였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7% 올라 8월(3.4%)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휘발유 가격은 34.2% 뛰었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은 영향이다.
NBC방송 출구조사에서 유권자 10명 중 8명 가까이가 물가 때문에 가계가 어렵다고 답했고,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봤다. CNN방송 출구조사에선 74%가 이란 전쟁이 투표에 결정적이거나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생활비 잡기’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하원의장이 유력한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 등은 새 의회가 출범하면 100시간 안에 공화당 의회에서 끊긴 건강보험 보조금 확대를 되살리고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 삭감을 되돌리는 법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철회하는 법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건보·세금·학자금·카드…지갑 바뀔 수 있는 것들
가장 먼저 손댈 분야는 건강보험이다. 오바마케어 보험료 보조금 확대 조치는 지난해 말 공화당 의회와 트럼프 대통령이 연장을 거부하면서 끝났고, 수백만명의 월 보험료가 급등했다. 민주당은 이를 적어도 일부라도 되살리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메디케이드 근로 요건도 완화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세금 분야에선 자녀 세액공제 확대가 거론된다. 텍사스주 제임스 탈라리코, 메인주 트로이 잭슨,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애니 앤드루스 등 새로 당선된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모두 이를 공약했다. 다만 2026회계연도 재정적자가 2조달러(약 2712조원)에 육박해 재원 마련이 과제다.
학자금 대출과 관련해선 민주당이 공무원·비영리단체 직원의 남은 학자금을 10년 뒤 탕감해 주는 제도를 바로잡으라고 교육부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여름 상환 기간을 재산정하면서 일부 대출자의 탕감 시점이 수년씩 늦춰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도 도입될 수 있다. 다만 상한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10%보다는 36%에 가까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후 문제도 발등의 불이다. 사회보장연금 신탁기금은 2032년 4분기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전에 의회가 조치하지 않으면 연금 지급액이 일괄 22% 깎일 수 있다. 민주당 일부와 공화당 일부는 고소득층의 급여세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하지만 공약이 실제 살림살이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가 통과시킨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민주당은 이를 뒤집을 수 있는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CBS방송에 “그렇지 않으면 전부 거부권을 행사할 텐데 그들도 그걸 원하진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간도 걸린다. 새로 당선된 의원들은 내년 1월에야 취임한다. 그사이 가계 부담은 계속된다. 헤더 롱 해군연방신용조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물가는 3.7% 오르는데 일반 미국인의 임금 상승률은 3%”라며 “큰 격차”라고 지적했다.
결국 가장 큰 변수는 이란 전쟁이다. 애런 클라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란 전쟁을 끝내는 것이 물가를 낮출 가장 큰 정책 수단”이라며 “의회의 가장 큰 힘은 예산권이다. 전쟁엔 돈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전쟁 예산을 끊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백악관은 이미 미국 가정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는 “실질적인 성과”를 냈다며 “민주당의 지원이 있든 없든” 국민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