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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40% 빠졌는데 항공료는 요지부동…휴가철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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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6.30 16:02:47

제트유 4월 고점比 40%↓…항공료는 1년 전보다 15~20%↑
여름 성수기 수요·좌석 감축이 운임 떠받쳐…폐업도 한몫
"굳어진 가격 안 내린다"…수하물 수수료는 더 끈적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제트유(항공유) 값이 고점 대비 40% 급락했는데도 항공료는 좀처럼 내리지 않고 있다. 본격 휴가철을 맞아 항공사들이 한껏 올려둔 운임과 수수료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에서 델타항공 승객들이 위탁 수하물을 부치고 있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차질로 제트유값이 오르면서 항공사들이 운항 비용 상승분을 항공료 인상과 노선 축소로 메우고 있다. (사진=AFP)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에서 델타항공 승객들이 위탁 수하물을 부치고 있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차질로 제트유값이 오르면서 항공사들이 운항 비용 상승분을 항공료 인상과 노선 축소로 메우고 있다. (사진=AFP)
2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항공업계 단체 에어라인스포아메리카 집계 결과, 지난 25일 기준 현물 제트유 가격은 4월 고점 대비 40% 떨어졌다. 반면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항공권 가격은 거의 모든 노선에서 1년 전보다 15~20% 올랐다. 항공사들은 봄 이후 여덟 차례나 운임을 인상했고, 가장 최근 인상은 2주 전이었다.

제트유값은 이란 전쟁 초기 두 배 가까이 뛰었고, 항공사들은 이를 운임 인상과 운항 축소, 수하물 수수료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했다. 에드 배스천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델타 등 주요 항공사가 올 2분기에만 연료비 인상분으로 20억달러(약 3조 830억원)에 가까운 돈을 부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두 달 새 연료비가 떨어졌는데도 항공사들은 올린 운임·수수료를 되돌릴 계획이 없다. 배스천 CEO는 “비용이 의미 있게 낮아졌다”면서도 “현재 운임이 적정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운임이 높게 유지되는 것은 무엇보다 수요가 강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이라 승객들이 가격 인상을 기꺼이 감수하는 데다, 좌석 자체도 줄었다. 마이크 리넨버그 도이체방크 항공 애널리스트는 항공사들이 인기 없는 저가 노선을 없애면서 전체 좌석이 줄었고, 지난달 스피릿항공 폐업으로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항공사 경영진 역시 운임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은 연료비가 아닌 좌석 공급과 여행 수요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밥 조던 사우스웨스트항공 CEO는 지난 4월 실적 발표에서 “항공권 가격은 어떤 학술적 공식이나 연료비 회수 목표가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흥미롭게도 항공료를 끌어올린 바로 그 수급 구조가 제트유값은 끌어내렸다. 항공사들이 운항을 줄이자 항공권 공급이 빠듯해져 운임은 올랐지만, 동시에 제트유를 덜 사들이게 되면서 제트유 수요는 줄었다. 여기에 미국 정유사들이 비싼 값을 노리고 제트유를 더 많이 생산한 것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고 독립 석유 애널리스트 톰 클로자는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항공사들은 연료비 급등분을 운임으로 메우고도 남는 상황이다. 그만큼 가격을 서둘러 내릴 이유가 없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흑자 전환을 못 한 소규모 저가 항공사들에는 추가 수입이 절실하다. 앤드루 노셀라 유나이티드항공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지난 4월 투자자들에게 “소비자가 이 가격을 오래 낼수록, 또 항공사가 이 수입에 익숙해질수록 인상된 가격이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가을 일부 항공권 가격이 떨어질 수 있지만, 이는 성수기가 끝난 뒤 으레 나타나는 계절적 하락일 뿐 인상 자체가 끝났다는 뜻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항공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잭 그리프는 “항공료가 그냥 식을 것이라고 기대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특히 수하물 수수료는 한번 붙으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 항공사가 이런 것을 되돌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객들은 비싼 값을 치르면서도 체념한 분위기다. 푸에르토리코행 왕복 항공권에 400달러(약 61만 6600원), 수하물 수수료로 100달러(약 15만 4150원)를 더 낸 한 승객은 “늘 그런 식이다. 모든 게 오르기만 하고 다시 내려오는 법이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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