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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가속기 빛 잡는 반도체 국산화…지큐티코리아, 시제품 6종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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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I 2026.11.04 16: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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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N 등 글로벌 연구시설 공급 추진
2027년 말 상용화 목표
방사선 견디는 화합물반도체 적용
입자치료·우주통신 시장도 공략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입자가속기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빛을 감지하고 입자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차세대 광검출 반도체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양자통신·양자센서 전문기업 지큐티코리아가 방사선에 강한 화합물반도체를 활용해 시제품 6종을 제작했다. CERN(유럽입자물리연구소) 등 세계 주요 연구시설을 대상으로 성능 평가를 추진하고 2027년 말 상용화에 나선다.

이번 개발은 양자통신용 검출소자 국산화 경험을 입자가속기와 의료장비 시장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곽승환 지큐티코리아 대표. 사진=이데일리 DB
곽승환 지큐티코리아 대표. 사진=이데일리 DB
강한 방사선에도 빛 감지…화합물반도체 적용

지큐티코리아는 인듐갈륨인화물(InGaP)과 갈륨비소(GaAs)를 결합한 광검출 반도체 시제품 6종을 제작했다고 4일 밝혔다.

광검출 반도체는 미약한 빛을 감지해 전기신호로 바꾸는 부품이다. 입자가속기에서는 입자가 물질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빛을 측정해 입자의 특성과 움직임을 분석하는 데 사용한다. 강한 방사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빛을 정밀하게 감지하는 성능과 방사선에 견디는 내구성이 중요하다.

지큐티코리아는 기존 실리콘 기반 검출소자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InGaP/GaAs 화합물반도체를 적용했다. 실리콘 소자는 방사선에 노출되면 손상으로 잡음이 증가할 수 있어 냉각이나 차폐 등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

회사는 소재 특성에 근거해 InGaP/GaAs의 중성자 내성이 실리콘보다 100만 배 이상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아직 실제 소자에 대한 조사시험으로 확인된 수치는 아니다. 향후 방사선을 직접 조사해 성능 변화와 내구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번 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원하는 ‘퀀텀ICT엔지니어링기술개발사업’으로 진행됐다. 한국광기술원이 연구를 주관하고 지큐티코리아, 우리로, 연세대 산학협력단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했다. 에피솔루션은 위탁연구를 맡았다. 지큐티코리아는 반도체 소자 설계를 담당했다.

검출소자 400개까지 배열…성능 검증 추진

시제품은 단일 검출소자 칩 4종과 여러 소자를 배열한 어레이 2종이다. 어레이는 검출소자 100개를 배열한 10×10 제품과 400개를 배열한 20×20 제품으로 구성했다.

특히 400개 소자를 배열한 제품에는 반도체 표면을 정밀하게 가공해 각 검출 영역을 분리하는 ‘메사(Mesa) 구조’를 적용했다. 각 소자를 독립적으로 작동시키고 신호를 읽도록 설계해 여러 광자가 들어왔을 때 개별 신호를 구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가시광선 영역의 초기 특성 평가를 마쳤다. 앞으로 광자를 하나씩 감지하는 단일광자 검출 성능과 잡음 수준을 측정하고, 방사선 조사시험을 통해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CERN 입자가속기 시장 공략…427억원 사업비 주목

지큐티코리아는 CERN 등 대형 입자가속기 연구시설을 우선 공략한다. 입자가속기의 검출기 교체와 증설 과정에서 광검출 소자와 모듈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CERN의 ALICE 3와 LHCb 업그레이드 관련 4개 사업의 공개 설계문서에는 광센서와 모듈, 냉각장치 등의 관련 비용이 총 2372만 스위스프랑으로 제시돼 있다. 약 427억원 규모다. 1스위스프랑당 1800원을 적용한 금액으로 여러 해에 걸친 사업 비용을 합산한 것이다. 광검출 반도체만의 구매 예산은 아니다.

지큐티코리아는 CERN 등 주요 연구시설에 시제품 성능 평가와 공동시험을 제안할 계획이다. 각 연구시설의 요구 사양을 파악하고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검출모듈 공급 가능성을 협의한다는 구상이다.

상용화 목표는 2027년 말이다. 어레이 제품은 고객 장비에 맞춰 렌즈와 신호 판독회로, 온도제어 장치 등을 결합한 모듈 형태로 개발한다. 단일소자 제품도 냉각 기능을 갖춘 패키지 형태로 공급할 예정이다.

입자치료·우주통신으로 활용 확대

입자가속기 외에 의료장비 시장도 공략한다. 양성자·중입자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측정해 방사선 빔이 환자 체내의 어느 위치까지 도달했는지 확인하는 입자치료 모니터링 분야다.

우주·수중 광통신과 정밀 광계측 분야로도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향후에는 이번 연구에서 확보한 설계·제조 기술을 활용해 양자암호통신에 사용되는 파장대의 검출소자 개발도 추진한다.

이번 개발을 이끈 박찬용·백수현 박사는 양자암호통신용 단일광자검출소자 국산화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곽승환 대표도 SK텔레콤 재직 당시 해당 소자 국산화를 위한 자금 지원과 개발 추진에 참여했다.

관련 특허도 확보했다. HFR로부터 양수한 기술 가운데 고에너지 입자·광자 검출장치와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가 지난 9월 29일 지큐티코리아 명의로 등록됐다. 소자의 안정적인 작동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신규 특허도 지난 8월 5일 국내 출원했으며 미국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곽승환 지큐티코리아 대표는 “과기정통부와 IITP의 지원 아래 참여기관들이 함께 설계한 반도체를 실제 칩으로 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제 성능을 검증하고 수요처의 요구를 제품에 반영할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주요 과학시설과 의료장비에 우리 검출소자가 쓰일 수 있도록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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