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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가전 팔고 끝?…고객 묶는 ‘구독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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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오현 기자I 2026.10.02 17: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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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요금제 개편·B2B로 외연 확대
LG, 전문 케어 앞세워 구독시장 공략
장기 계약으로 반복 매출·고객 확보
구매 부담 낮춰 침체된 가전 수요 공략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구독 시장을 놓고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전을 한 번 팔고 끝내는 기존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매월 구독료를 받고 제품 관리까지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안정적인 반복 매출을 확보하는 동시에 고객과 장기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전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강남구 삼성스토어 청담점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가전 구독 서비스 출시 2주년을 맞아 기존 ‘AI 구독클럽’을 ‘삼성 AI 구독’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사진=최오현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강남구 삼성스토어 청담점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가전 구독 서비스 출시 2주년을 맞아 기존 ‘AI 구독클럽’을 ‘삼성 AI 구독’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사진=최오현 기자)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 가전 구독 서비스 출시 2주년을 맞아 기존 ‘AI 구독클럽’을 ‘삼성 AI 구독’으로 개편했다. 신혼부부와 시니어 등 고객층별 상품을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추가해 구독 서비스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삼성 AI 구독은 냉장고와 TV, 세탁기, 건조기 등 가전을 매월 일정 금액을 내고 이용하면서 상품에 따라 ‘무상수리’와 ‘전문 케어 서비스를 함께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개편을 통해 구독 사업의 외연도 기업간거래(B2B)로 넓히고 있다. 공공기관과 숙박시설, 오피스 등 사업자 고객이 필요한 가전을 구독 형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했다. 다량의 제품을 필요로 하는 기업의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 투자 비용을 운영비로 전환해 사업자 고객의 부담을 낮춘다는 설명이다.

구독 시장을 먼저 키운 LG전자도 ’관리‘를 앞세워 기업 고객 확보에 맞불을 놓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7월 현대건설과 협업해 압구정 재건축 2·3·5구역 조합원 7000여 세대가 입주할 신축 아파트에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과 관리 서비스가 결합된 구독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구독 세대에는 5년간 가전 분해 세척 등 전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텀블러 세척기인 ’마이컵‘은 스타벅스와 대학, 공공기관, 군부대 등과 연계해 구독·관리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16일부터 ’구독이 득‘ 캠페인도 3개월간 진행 중이다. 가전을 단순히 소유하는 것보다 전문가에게 지속적으로 관리받는 것이 이득이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워 가전을 소비자 인식을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실적에서도 구독 사업의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LG전자의 구독 사업 매출은 지난해 약 2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9%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약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한 전문 케어 광고 기간에는 전년 동기 대비 구독 건수가 44%, 구독 매출이 34%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구독 사업의 전체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서비스 출시 초기인 지난해 1~2월 누적 구독 매출이 약 2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적용 제품군과 판매 채널을 지속 확대하면서 올해 매출 1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LG전자가 다회용컵 사용 문화 확산을 위해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스타벅스 코리아와 함께 텀블러 전용 세척기 'LG 마이컵' 사용 인증 이벤트를 연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다회용컵 사용 문화 확산을 위해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스타벅스 코리아와 함께 텀블러 전용 세척기 'LG 마이컵' 사용 인증 이벤트를 연다. (사진=LG전자)
업계가 구독 사업에 힘을 싣는 것은 안정적인 반복 매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수년간 매월 구독료를 내는 구조인 만큼 일회성 판매보다 장기간 매출을 확보하고 고객을 자사 생태계에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정기적인 관리와 소모품 교체, 애프터서비스(AS) 등을 결합해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서비스 사업으로 수익원을 넓힐 수도 있다.

침체된 가전 수요를 끌어올리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시장조사업체 NIQ에 따르면 국내 가전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2022년 10%, 2023년 12%, 2024년 10.5% 각각 감소하며 3년 연속 역성장했다. 반면 NIQ는 로봇 청소기, 올인원 세탁 건조기, AI IT기기 등의 소비자 수요는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기능과 대형화·고급화로 프리미엄 제품 가격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구독서비스가 소비자에게는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고, 제조사에는 새로운 프리미엄 제품 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수단이 되는 셈이다.

소비자들도 구독의 이점으로 지속적인 관리와 고가 가전의 비용 부담 완화를 꼽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2월 발표한 ’가전 구독 서비스 관련 소비자 사용 행동 및 태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9%는 관리·케어 서비스가 충분한 가치가 있어야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독 계약 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가전 구독이 일반적인 콘텐츠 구독과 달리 장기간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은 만큼 계약 전 총 구독비용과 중도해지 조건 등을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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