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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육사가 쿠데타 중심"…사관학교 통합, 교육개혁 아닌 역사청산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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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26.08.05 16: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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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업무보고서 사관학교 통합 속도전 주문
"책임 물은 적 있나"…AI·합동성보다 과거 책임 강조
육사 출신 장군 독점도 비판…"또 쿠데타 할 수도"
육사 총동창회 "학교 전체에 책임 돌리는 것" 반발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을 신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하면서 육군사관학교를 향해 “쿠데타를 무려 세 번이나 한 중심이 육사인데 한 번도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가 그동안 미래전 대비와 합동성 강화를 통합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것과 달리, 육사 출신들이 주도한 과거 군사반란을 직접 거론하며 사실상 사관학교 개편의 정치·역사적 배경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군사 쿠데타가 몇 번 있었나. 다 육군에서 벌어진 일 아닌가”라며 “육군사관학교 출신들이 한 일인데, 거기에 대해 책임을 물은 일이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고위 장성 가운데 육사 출신 비중을 거론하며 “위로 올라갈수록 육사에서 거의 다 독점하고 있지 않나”라며 “헌정질서를 통째로 파괴하는 행위를 저질렀는데도 여전히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육·해·공군 및 해병대 전체 장군 수는 375명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육사 출신이라는게 안규백 국방부 장관 설명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군별로 따로 장교를 육성하고 특정 군종이 군을 압도적으로 장악한 뒤 가끔 쿠데타를 일으켜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며 “통합을 하면 이런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누가 또 쿠데타를 할 것이라고 상상했겠느냐”며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한 뒤 “지난 일이라고 적당히 넘어갈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국방부·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국방부·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세 번의 쿠데타’는 1961년 5·16 군사정변과 1979년 12·12 군사반란,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961년 박정희 소장을 중심으로 한 육사 출신 장교들은 제2공화국 장면 내각을 무너뜨리고 군사정권 시대를 열었다. 1979년에는 전두환·노태우 등 육사 출신 하나회 세력이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강제 연행하며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켰다. 이후 신군부는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국회를 해산하는 등 권력을 장악했다.

2024년 12월에는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육사 출신 일부 군 수뇌부가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계엄군을 동원해 국회와 헌법기관을 통제하려 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사법부 판결을 통해 ‘친위 쿠데타’ 및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국방부는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인공지능(AI), 드론, 우주·사이버 등 미래 전장환경에 대응할 합동형 장교 양성을 개편 이유로 제시해 왔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이 육사 출신들의 군사반란 전력을 통합 추진의 핵심 배경으로 직접 언급하면서 사관학교 개편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육사 총동창회는 즉각 반발했다. 총동창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그동안 사관학교 통합을 합동성 강화와 미래형 군 육성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해 왔지만, 오늘 대통령 발언은 정책의 본질이 다른 데 있음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군사 쿠데타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지만 일부 세력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오늘날 육사와 모든 육사 출신 장교들에게까지 책임을 확장하는 것은 국가정책으로 적절하지 않다”며 “특정 교육기관 전체의 책임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정치적 보복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총동창회는 안 장관을 향해서도 “국방수장은 대통령의 의중을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라 군의 전문성과 국가안보를 바탕으로 책임 있는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 장관은 “책임감을 갖고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하겠다. 국민이 ‘그만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설득을 구하고 정진하겠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신속하고 강력하게, 빨리 (추진을) 하라. 얘기만 하고 진척 속도는 조금 그렇다(느리다)”고 촉구했다. 안 장관이 “굉장히 힘든 과정을 밟는 중”이라고 언급하자, 이 대통령은 “세상에 힘들지 않은 개혁이 어디 있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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