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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자회사나 스핀오프 기업들이 프리 IPO 투자 라운드를 돌 때 이전과 달리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거란 지적이 나왔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검토 단계부터 상장과 관련된 내용을 투자 계약서에 어떻게 담을지 고심하는 기간이 길어질뿐더러 조건이 까다로워지고 있어서다.
일례로 법무법인 세종은 관련 자료를 통해 “상장기업의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이른바 쪼개기 상장)은 사실상 3%룰에 따른 주주총회 통과가 전제돼 난이도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무적으로 IPO 전반의 준비 기간·비용이 늘고, 이사회·특별위원회 중심의 거버넌스 절차가 상장의 선결 조건이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이달 초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위한 세부기준 거래소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상장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비상장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시키는 경우 적용된다. 물적분할 자회사와 인수·신설 등으로 만들어진 모자회사도 포함된다.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에 앞서 벤처 업계는 “대기업 쪼개기 상장과 정상적인 분사·스핀오프를 구분하고, 전략산업·사업재편 사례에는 예외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규제에만 무게가 실리면 자금이 절실한 혁신 기업이 성장할 토대가 쪼그라든다는 입장에서다.
업계 우려에 부응하듯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바이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의 독자적 자금조달 필요성을 상장 정당성 판단 요소로 고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적시 연구개발 투자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벤처캐피털(VC) 업계는 딥테크 기업의 상장 가능성이 완전히 닫히지는 않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금융위와 거래소가 내놓은 조치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시행 초기에는 상장 승인 여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작아 “밸류에이션 조정이나 투자 보류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견을 내놨다. 우선 정량이나 획일적 기준에 의해 상장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사례별로 운영된다. 또 가이드라인이 반기별로 심사 사례를 업데이트하는 구조여서다.
법조계는 프리 IPO 투자자들이 투자 검토 단계부터 향후 상장 실패·지연 가능성을 계약서에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사업구조 재편이 필요한 기업은 무리하게 중복상장이 포함된 재편을 진행하기보다는 사전에 관련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할 필요가 있다”며 “중복상장 규제 적용 대상인지, 적용 대상이면 주주보호 방안 등 상장이 가능한 방안이 무엇일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VC들은 철저한 대비에 들어갔다. 그로스캐피탈(성장 자본) 투자를 집행하는 국내 한 VC 역시 투자 프로세스 강화에 나섰다. 예컨대 제품·시장·매출처·사업모델·공급망 등 역할이 모회사와 구별되는지를 따진다. 거래 의존도도 주요 점검 대상이다. 매출 또는 매입의 50% 이상이 모회사에서 발생하면 독립성 미충족으로 추정돼서다. 독립성 부분에서는 모회사 최대주주나 임직원이 겸직을 하고 비중을 살핀다. 주요 경영사항이 자회사 이사회에서 실질적으로 심의 혹은 의결되는지도 본다.
VC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스케일업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투자 자체가 줄진 않겠으나, 확실히 투자 전후 체크리스트 세팅이 꼼꼼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전략적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이 자회사 격으로 있는 비상장 바이오 스타트업이 향후 어떻게 될지도 중요한 아젠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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