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유경 송재민 기자] 지난 2년간 글로벌 증시를 이끌었던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AI 산업 자체의 성장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AI 반도체와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이미 수년간의 성장 기대를 선반영했다는 경계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월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정점에 근접했다는 이른바 ‘메모리 고점론(Peak Memory Cycle)’이 확산하는 동시에 AI 투자 열풍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지속할 수 있을지를 둘러싼 논쟁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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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AMD,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전 거래일 대비 4.65%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6.25% 하락한 27만 7500원을, SK하이닉스는 5.68% 내린 207만 6000원에 장을 마쳤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갑자기 급락한 것은 시장 일각에서 나온 정점론(피크아웃) 때문이다. 메모리 업황이 성장세를 타고 있음에도 그 속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D램 가격 상승률은 전기 대비 13~18%로 추정된다. 올해 2분기(58~63%)보다 둔화한 것이다. 골드만삭스,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가격 전망 역시 추세는 비슷하다. 메모리 증설 경쟁, 중국 메모리 업체의 공급 확대 등이 심화한다면 메모리 가격은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증시의 ‘패닉셀’을 업황 둔화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다소 섣부르다고 주장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 교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은 이미 주요 고객사가 상당한 물량을 예약해놓고 있는 상황이다”며 “내년 중후반 정도면 업황 변화가 나타날 수 있지만 당장 피크아웃을 우려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