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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상대 '공짜 관광' 남발… 무너지는 관광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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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우 기자I 2026.09.22 20: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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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헌 교수 /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김기헌 교수 /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김기헌 교수 /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필자는 오랫동안 외국인에 대한 ‘공짜 관광’ 이른바 ‘1만 원 여행’을 통해 관광객을 지역 축제에 동원하는 행태를 ‘과도한 관광사대주의’라고 비판해 왔다. 최근엔 외국인을 위한 체재형 ‘한류 교육여행’(KEV)을 직접 기획하고 발로 뛰면서, 왜 국내 여행업계가 자생력을 잃고 아웃바운드 시장에만 매달리는지 그 이유를 다시 한번 직시하게 됐다.

전 세계 2억 5000만 명에 달하는 한류 팬들이 ‘코리아’를 갈망하고, 올해 방한 외래 관광객 2200만 명 유치가 가시화하고 있지만 최근 마주한 통계는 참담하기 그지 없었다. 통계에 따르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비중은 16%로 늘었지만, 지출 규모는 고작 8% 증가에 그쳤다. 지역에 관광객만 북적일 뿐 지갑은 닫힌 ‘실속 없는 오버투어리즘’의 전형인 셈이다.

이러한 문제에 있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한국관광공사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치열한 글로벌 유치 경쟁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을 서울과 지방으로 실어 나르는 ‘보여주기식 동원 관광’에만 매달리면서 자초한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국내 여행사의 주 수입원이 외국인이 관광객의 지갑에서 나오는 돈이 아니라 정부·지자체 지원금이 된 것도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됐던 결과다.

그러는 사이 국내 거주 외국인들 사이에선 주말마다 전국을 돌며 공짜 식사에 특산물 선물을 챙기는 ‘공짜 여행 골라 먹기’가 당연한 일상이 돼버렸다. 급기야 1박 2일 지방관광 체험 상품을 단돈 9000원에 파는 지경까지 왔다. 질적 관광을 추구한다는 고상한 목표를 갖고 밤낮을 고민해 차별화된 상품을 정당한 제값에 내놓아도 팔릴 리 만무한 상황인 것이다.

경험과 기회 제공, 마케팅 투자라는 그럴싸한 이유로 포장한 각종 지원은 더 이상 공짜가 아니면 한국을 방문할 이유를 없게 만드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긴 안목과 인내심을 갖고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하나라도 더 발굴하고 키워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결과와 필요성을 충분히 알면서도 저가 덤핑 관광, 공짜 관광만 내세우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지금 국내 관광산업에게 주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구시대적인 동원 관광과 저가 덤핑 관광의 고리를 끊어내는 일이다. 수용이 가능한 적정 규모의 관광객이 찾아와 고품격 콘텐츠에 기꺼이 제값을 지불하는 ‘돈 버는 질적 관광’으로 판을 완전히 갈아엎어야 한다. 현실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적당한 수준과 조건과 타협을 해서도 안 될 일이다.

무분별한 공짜 파티가 판치는 시장에서 KEV와 같은 여행 상품과 프로그램이 관심을 끌고 살아남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카피캣 형태의 소모적 유치 경쟁을 끝내고, 지역의 고유한 콘텐츠를 앞세운 세련된 수용태세로 전환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꺼이 지갑을 열고도 높은 만족감에 다시 한국을 찾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만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한류의 진짜 꽃을 피울 수 있다.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그 누구보다 바라는 국민의 한 사람이자, 관광 업계 종사자로서 ‘공공’이라는 타이틀 뒤에 숨어 산업 경쟁력의 바퀴를 있는 이들에게 통렬한 반성과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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