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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홉킨스 “내 삶은 하나의 꿈…음악은 삶에 보내는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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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I 2026.09.21 2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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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 써온 관현악 12곡 첫 앨범에 담아
두다멜 지휘·필하모니아 연주…英 클래식 차트 1위
“음악에서 자유 느껴…영화음악도 작곡하고파”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저의 삶 전체가 하나의 꿈입니다. 데카 레코즈와 계약하고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뛰어난 연주자들과 함께한 것은 평생의 영광이자 진정한 특권이었습니다.”

영화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부터 ‘더 파더’의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까지. 60여년간 수많은 인물로 살아온 배우 앤서니 홉킨스(88)가 이번에는 작곡가로 대중 앞에 섰다. 평생 틈틈이 써온 음악을 한 장의 앨범에 담은 그는 자신의 첫 클래식 앨범 ‘라이프 이즈 어 드림(Life Is A Dream)’을 “삶에 바치는 러브레터”라고 표현했다.

홉킨스는 21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삶은 하나의 긴 작별이라고 생각한다”며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와 작별하며 살아간다”고 말했다.

앤서니 홉킨스(사진=유니버설뮤직).
앤서니 홉킨스(사진=유니버설뮤직).
홉킨스가 지난달 21일 데카 클래식을 통해 내놓은 이번 앨범에는 60여년에 걸쳐 써온 관현악 작품 12곡이 담겼다.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고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첼리스트 그레고리오 니에토와 피아니스트 세르히오 티엠포도 힘을 보탰다. 앨범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오피셜 클래식 차트 정상에 올랐다. 88세에 ‘작곡가’라는 또 하나의 이름을 꺼내든 명배우가 데뷔 앨범으로 차트 정상까지 밟은 것이다.

평생 혼자 간직했던 음악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계획된 일이 아니었다. 홉킨스는 “모든 일은 알맞은 때에 일어난다”며 “여러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제 음악이 두다멜의 관심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두다멜의 관심에 음악 프로듀서 스티븐 바턴의 작업이 더해지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앨범이 탄생했다.

두다멜을 향한 각별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홉킨스는 “그의 예술성은 이번 음악적 여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우아하고 정밀한 지휘로 각각의 음에 깊고 지워지지 않는 의미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을 듣는 이들이 저마다 자신만의 감정과 장면을 떠올릴 수 있게 해줬다”고 덧붙였다.

홉킨스의 음악을 관통하는 것은 ‘기억’이다. 고향에 대한 기억은 ‘마이 파더랜드(My Fatherland)’에, 가족에 대한 마음은 아내에게 바친 ‘스텔라 아리아(Stella Aria)’와 조카를 위한 ‘타라(Tara)’에 담겼다. 그는 “어린 시절과 부모님, 웨일스에 대한 기억은 놀라울 만큼 선명하고, 그 기억들이 제 작품 일부에 영감을 줬다”고 돌아봤다.

60여년간 배우로 살아온 홉킨스에게 음악은 연기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자유의 영역이다. 그는 “정식으로 음악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정해진 구조에 얽매이지 않는다”며 “그 안에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홉킨스는 ‘양들의 침묵’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뒤 ‘남아있는 나날’ ‘닉슨’ ‘두 교황’ 등에서 굵직한 연기를 선보였다. 마블 ‘토르’ 시리즈에서는 신들의 왕 오딘을 연기했고, ‘더 파더’로 83세에 두 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88세의 첫 앨범이 마지막 음악 작업은 아니다. 그는 요즘도 피아노 앞에서 새로운 곡을 즉흥적으로 만들고 있다. 홉킨스는 “이 곡들을 오케스트라 작품으로 발전시키고 싶고, 언젠가는 영화음악도 작곡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작곡가 앤서니 홉킨스(왼쪽)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가운데), 음악 프로듀서 스티븐 바턴과 악보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유니버설뮤직).
작곡가 앤서니 홉킨스(왼쪽)가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가운데), 음악 프로듀서 스티븐 바턴과 악보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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