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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만 옮긴다고 전부 아냐…인력·인프라 지원 뒷받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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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민 기자I 2026.06.10 19:19:24

[반도체 지방 분산-전문가진단]
리스크 분산·균형 발전 방향 옳지만
기업이 가고 싶은 환경 조성이 우선
日, TSMC 공장 건설비 40% 지원
한국은 전기·용수·부지 논의 머물러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충청권 신규 투자안이 검토되면서 반도체 산업의 지역 분산이 현실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도 ‘5극 3특’ 전략을 추진하며 지역 투자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필요하지만 인력과 인프라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달 말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에서 관련 투자 계획이 공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지역 균형발전 효과 기대…위험 분산도 필요”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의 지역 분산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용인·기흥 중심으로 생산 거점이 집중된 현재 구조를 장기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데 대체로 공감했다.

최기영 반도체공학회장(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클러스터의 장점은 분명하지만 전력·용수 문제나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피해가 한 곳에 집중될 수 있다”며 “위험 분산 차원에서도 일정 부분 지역 분산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패키징 공정이라도 먼저 내려가면 관련 업체와 인력이 함께 이동하면서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며 “완벽한 해법은 아니지만 시작 자체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지역 균형 발전 관점에서 반도체 분산은 가장 효과적인 카드”라며 “대만 역시 타이베이 한 곳이 아니라 타이중·타이난 등으로 반도체 산업이 분산돼 있다”고 말했다.

“물·전기·땅만으로는 안 돼…결국 사람 문제”

다만 가장 큰 걸림돌은 인재 확보 문제다. 전병서 소장은 “공장은 어디든 지을 수 있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며 “요즘 첨단 패키징은 웨이퍼 공정 못지않게 중요해졌고 전문 인력 없이는 운영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물 많고 전기 많고 땅 많다고 반도체가 되는 게 아니다”라며 “그 논리대로면 중국이 이미 세계 최고의 반도체 국가가 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리콘밸리가 성공한 이유도 스탠퍼드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반도체 특성화 대학과 연구기관, 인력 양성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SMC는 공장비 40% 지원…한국도 파격 필요”

전문가들은 기업이 스스로 내려가고 싶도록 만드는 환경 조성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5극 3특 성장엔진 전략포럼’에서 지역별 재정·세제·금융 지원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종호 서울대 교수(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는 “바람으로 외투를 벗기는 게 아니라 햇볕으로 스스로 벗게 해야 한다”며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사업 환경 개선을 통해 기업이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보다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TSMC 구마모토 공장 유치를 위해 건설비의 30~40%를 보조했고, 출퇴근 교통 혼잡이 발생하자 공무원 출근시간까지 조정했다”며 “대만은 가뭄 때 농업용수를 반도체 공장으로 돌려 공급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지방정부가 기업 유치 경쟁을 벌이며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메모리 업체 CXMT가 있는 허페이의 경우 지방정부가 사실상 주요 주주 역할까지 하고 있다”며 “미국·일본·중국은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는데 한국은 아직 전기·용수·부지 수준 논의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장만 옮긴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주거·문화 인프라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며 “반도체 지방 투자의 성패는 결국 공장 이전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이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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