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대규모 투자가 사실상 확정된 것처럼 강조한 반면, 한국 정부는 경제성이 확보돼야 추진할 수 있는 ‘검토 단계’라고 선을 그으면서다. 이에 따라 대미투자의 세부 사업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투자 유치 압박과 한국의 수익성 원칙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김정관 “알래스카 프로젝트, 합의보다 더 나갔다”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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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시각차는 알래스카 LNG 사업에서 가장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국의 대미 전략투자를 설명하면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주요 투자 대상으로 내세웠다. 미국 측에서는 이 사업에 약 540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구체적인 금액까지 나왔다.
그러나 팩트시트에 명시된 합의는 ‘검토 착수’다. 양국은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 및 모든 관련 국내법적 요건의 충족을 조건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했다. 투자 규모는 물론 실제 투자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대미 전략투자 사후 브리핑에서 “알래스카와 관련해서는 조인트 팩트시트에 있는 내용이 양국이 합의한 내용의 전부”라며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는 전제하에서만 추진한다는 것이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합의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측 발표에는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구체적인 숫자가 나온다든지 투자가 마치 확정된 것처럼 단정 짓는 표현이 나온 것은 양국이 합의한 내용보다 훨씬 더 나간 것”이라며 “이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에게 유감을 표명했다”고 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알래스카 북부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남부까지 운송하기 위해 약 1300㎞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LNG 액화·수출시설 등을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10년 넘게 추진됐지만 막대한 사업비, 까다로운 인허가, 현지 인력 확보 등이 걸림돌로 꼽혀왔다.
미국은 세금과 인센티브, 인허가 지원 등을 제시하고 있다. 팩트시트에는 한국 공급업체의 참여를 지원하고, 경제성이 확보되는 가격으로 LNG 구매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하며, 한국에 우선적인 접근권을 부여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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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전략투자의 초점은 이제 3500억달러라는 총액에서 개별 프로젝트의 수익성과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로 옮겨갈 전망이다. 알래스카 LNG는 양국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다변화라는 전략적 가치와 투자 경제성을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기 사업인 만큼 건설비와 금융비용, LNG 구매가격, 예상 수익률을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확보하고 사업성을 맞추는 작업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라며 “미국 측이 세제·관세·인허가 지원과 한국 기업 참여, LNG 구매조건 등을 통해 사업성을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실제 투자 여부를 좌우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사업 추진에 이해관계가 있는 만큼 한국으로서는 협상 과정에서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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