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0월08일 16시41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크레딧 스프레드의 등락은 곧 회사채 시장의 투심과 자금의 이동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크레딧 시그널’은 매주 변화하는 스프레드 추이를 중심으로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을 직관적으로 짚어냅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미국 국채 금리가 20여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지만 국내 회사채 금리는 오히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내내 대외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국고채 금리에 상승 요인이 충분히 선반영됐고 정부의 수급 관리 의지까지 더해졌다. 그 결과 국고채를 따라 움직이는 회사채 금리도 추가 상승을 멈췄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 시장 금리가 뒤늦게 오르고 있고 4분기 북클로징을 앞두고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어 경계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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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무보증 3년물 ‘AA-’급 회사채 금리는 4.642%로 전 거래일(4.644%)보다 0.2bp(1bp=0.01%포인트) 내렸다.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달 28일(4.788%)과 비교하면 14.6bp 낮은 수준이다. ‘BBB-’급 금리도 10.446%로 전 거래일(10.449%)보다 0.3bp 내렸다. 지난달 28일(10.591%)과 비교하면 14.5bp 하락했다.
회사채 스프레드도 큰 변동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채 스프레드는 안전자산인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의 차이를 뜻한다. 8일 오전 기준 국고채 3년물(3.964%)과 ‘AA-’급 회사채 간 스프레드는 67.8bp로 지난달 28일(66.9bp)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 기간 스프레드는 66.9~70.3bp 범위에서 움직였다.
회사채 금리 하락이 신용위험 축소보다는 지표금리 역할을 하는 국고채 금리 안정에서 비롯됐다는 의미다. 실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8일 4.119%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뒤 8일 오전 3.964%로 15.5bp 내렸다. ‘AA-’급 회사채 금리 하락폭(14.6bp)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에 이미 선반영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해 내내 악재가 나올 때마다 금리가 큰 폭으로 뛴 만큼 이번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한 민감도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7일(현지 시각) 장중 5.36%를 넘어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5.73%대까지 올라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 국채 금리 급등이 반영된 8일 오전에도 국내 회사채 금리는 오히려 소폭 내린 셈이다.
추석 연휴 직후 금리 급등으로 상승 압력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휴 직후인 지난달 28일 하루 만에 11.3bp 급등했다. 연휴 기간 쌓인 미 국채 금리 상승분을 한꺼번에 반영한 결과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채권 발행 축소와 금융채·여전채 수급 관리 의지를 내비친 점도 시장 안정에 힘을 보탰다고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올해 내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만큼 이번에는 그 민감도가 크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며 “시장의 기대 수준이 워낙 낮다 보니 선반영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해외 금리와 국내 금리의 디커플링이 쉽지 않았는데 정부가 발행을 줄이고 금융채와 여전채 발행도 관리하겠다고 했다”며 “국채 금리가 안정되고 은행채가 안정되면 회사채도 안정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단기자금 시장이다. 회사채 금리가 안정을 찾은 것과 달리 CP 금리는 뒤늦게 오름세를 키우고 있다. 8일 오전 기준 91일물 CP 금리는 3.52%로 전 거래일보다 5bp 올라 연중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지난달 17일(3.26%)과 비교하면 3주 새 26bp 뛰었다.
올해 내내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동안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단기시장이 후행적으로 부담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머니마켓펀드(MMF) 자금 이탈 규모가 단기시장 향방을 가를 변수로 보고 있다.
4분기 기관들의 북클로징도 변동성을 키울 요인으로 꼽힌다. 회사채를 많이 담는 기관들이 이르면 4분기 초부터 장부를 닫는 만큼 시장 유동성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회사채 금리가 당분간 국고채 금리 안정에 기대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단기시장 불확실성과 유동성 공백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올해 내내 채권은 안 좋고 단기는 좋았는데 그 흐름이 바뀌는 과도기 시점”이라며 “단기시장이 상대적으로 좋았지만 후행적으로 CP 금리가 오르고 있어 MMF 자금이 얼마나 빠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채를 많이 담는 하우스들은 빠른 곳이면 북클로징에 들어가는 시기라 시장 유동성이 없는 상황”이라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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