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아시아나항공(020560)과의 합병을 앞두고 회사채 시장을 두드린다. 신용평가사들이 합병에 따른 사업경쟁력 강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등급 전망을 상향 했지만, 이후 맞닥뜨릴 대규모 인수후통합(PMI) 비용과 아시아나항공의 훼손된 기초체력이 향후 신용도 방어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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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달 1일 최대 4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합병에 따른 사업경쟁력 제고 등을 반영해 대한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A)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려 잡았다.
현재 대한항공 자체의 재무건전성과 수익성만 놓고 보면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기에 충분하다. 올 1분기 리스부채를 제외한 대한항공의 조정 총차입금은 10조59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4% 늘었지만, 차입금의존도는 18.9%로 우량 기준선(30%)을 넉넉히 밑돌고 있다.
대한항공의 1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5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3% 급증했다. 특히 기업이 투자 지출을 감당하고 실제 손에 쥐는 여윳돈인 잉여현금흐름(FCF)은 9203억원으로 전년(453억원) 대비 20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메가 캐리어’ 출범 이후 짊어져야 할 재무적 짐의 무게다. 당장 1분기 연결기준 지표부터 경고음을 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실적을 포함한 대한항공의 1분기 연결 순이익은 337억원으로 전년 동기(3499억원) 대비 90.4% 급감했다. 합병 관련 일회성 비용과 아시아나항공의 대규모 적자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아시아나항공의 자체적인 재무 상황을 보면 그 부담감은 한층 짙어진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524억원, 2517억원으로 일제히 적자 전환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3657억원 순유입을 기록했으나 본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적 적자 상태에서 해당 현금흐름의 지속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영업 과정에서 실제로 들어오고 나간 현금의 합으로 기업의 영업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신용평가사 역시 장기적인 합병 시너지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당장 맞닥뜨린 단기적 재무 부담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문아영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연결 편입과 더불어 인플레이션 및 신기재 도입에 따른 제반 비용 상승, 합병축하금 등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며 “경쟁 강도 상승에 따른 아시아나항공 및 LCC 자회사의 실적 부진 등은 대한항공 수익성에 명백한 부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마일리지 및 LCC 통합 등 굵직한 후속 개편 작업과 막대한 자금 소요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합병 시너지가 실제 재무 수치로 증명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문 책임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진행 과정과 더불어,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 변화에 따른 재무안정성 변동 수준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며 “나아가 PMI 과정을 통한 노선 효율화 및 정비 내재화 등 실질적인 운영효율성 개선이 가시화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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