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1월04일 16시5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30년 넘게 산업용 수처리·폐수처리 플랜트 사업을 영위해온 유진케임텍의 회생절차가 폐지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신규 수주 감소로 경영난에 빠진 뒤 인수합병(M&A)을 통한 재기를 추진했지만, 회생계획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끝내 회생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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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4부는 최근 유진케임텍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법원은 유진케임텍이 정해진 기한 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않은 데다 사업을 청산할 때의 가치가 계속 운영할 때의 가치보다 크다는 점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1994년 설립된 유진케임텍은 발전소와 산업시설에 사용되는 수처리·폐수처리 설비를 설계하고 제작·시공하는 전문업체다. 산업용수 정수부터 폐수 처리, 약품 투입 등 수처리 공정 전반에 걸친 설비 공급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남부발전 등 발전 공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두산중공업과 포스코엔지니어링,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과 함께 30건 이상의 수처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베트남 화력발전소 사업에도 참여하며 국내외 발전 플랜트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유진케임텍이 다음 먹거리로 낙점한 것은 탈황 촉매제였다. 기존 수처리 사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MAS'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필리핀 발전소와 납품 협의를 진행하는 등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던 지난해 5월에는 15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도 추진했다. 원재료 확보와 생산설비 확충을 통해 본격적인 해외 공급에 나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신사업 확대를 위한 구상과 달리 기존 사업의 경영 여건은 빠르게 악화됐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신규 프로젝트 수주마저 줄어든 것이다. 수주 실적에 따라 매출이 좌우되는 플랜트 사업 특성상 일감이 줄어들면서 인건비와 본사 운영비 등 고정비 부담도 가중됐다.
실제 실적도 급격히 나빠졌다. 기업정보업체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유진케임텍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09억원으로 전년 약 177억원보다 38%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18억원 흑자에서 약 33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당기순이익 역시 약 13억원 흑자에서 약 43억원 순손실로 전환됐다. 매출 감소에 수익성 악화까지 겹치면서 회사의 재무 부담도 한층 커진 것이다.
실적 악화는 이미 취약해진 재무구조에도 부담을 더했다. 지난해 대규모 영업적자와 순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유진케임텍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수익성 회복뿐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까지 시급해진 상황이었다.
유진케임텍은 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발전 플랜트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수주 실적을 앞세워 새 주인을 찾았지만, 회생계획안 마련에는 이르지 못했다. 회사는 지난 2월 2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해 3월 25일 개시 결정을 받았고, 이후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한 인가 전 M&A를 추진해왔다. 여기에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웃돈다는 판단까지 내려지면서 회생절차를 통한 재기도 무산됐다.
수처리 업체가 M&A 시장에서 꾸준히 관심을 받아온 것과 달리 신규 플랜트 수주에 의존하는 사업구조는 인수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수처리 업체들은 장기 운영 계약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경우 M&A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며 "반면 신규 프로젝트 수주에 실적이 좌우되는 업체는 과거 시공 실적이 풍부하더라도 향후 일감이 불투명하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인수자가 선뜻 나서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