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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4살 딸 어찌할지 몰라"...열흘 뒤 끝내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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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기자I 2026.10.14 21: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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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제주에서 40대 남성과 4살 딸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어머니의 거듭된 요청에도 위험 징후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숨진 채 발견된 네 살배기 딸(앞쪽)과 어머니가 호주에서 즐겁게 지내던 모습을 담은 사진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숨진 채 발견된 네 살배기 딸(앞쪽)과 어머니가 호주에서 즐겁게 지내던 모습을 담은 사진 (사진=연합뉴스)
제주경찰청은 14일 백브리핑에서 “지난해 11월 10일부터 지난 7월 26일까지 단독 또는 행정시 아동보호팀과 함께 8차례에 걸쳐 현장 확인 및 40대 A씨, 네 살배기 딸과 대면해 조사했지만 위험 요인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사건 발생 열흘 전인 지난 2일 접수된 관련 신고에 대해선 아이의 안전 여부를 대면해서 확인하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 A씨 전 부인이자 아이 어머니 B씨가 호주에서 “전 남편과 자녀 반환 문제로 소송 중인데 (지난 1일 2심에서) 승소했다”며 “(전 남편이) 딸을 데리고 어찌할지 몰라 불안하다”는 취지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판결문 등 공식적인 문서를 받지 못한 데다 정식으로 접수한 112신고가 아니라고 판단해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아이의 안전을 우려하는 신고를 받고도 경찰이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으면서 비극을 막을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는데, 경찰은 “(양육권과 관련해) 판결이 났다고 해도 경찰이 개입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강제집행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서울가정법원 ‘헤이그 아동반환청구’ 재판에서 승소해 강제집행을 허가받은 B씨는 전 남편 A씨와 함께 있던 딸을 찾으러 한국에 왔다.

이때 B씨는 딸이 어린이집에 일주일 넘게 등원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4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당시 경찰은 영상통화로 B씨의 딸이 잘 있다는 취지로 안내한 뒤 사건을 종결했으며, 이튿날 A씨는 딸과 함께 제주시 모 파출소를 방문해 신변을 확인했다.

이후 호주로 돌아간 B씨는 대사관을 통해 관계 기관에 딸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해달라고 계속해서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서귀포경찰서가 3월 A씨를 대상으로 이웃이 “아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내용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 서귀포시와 함께 두 차례 현장 조사를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B씨는 6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아동학대 의심 신고 내용과 관련 조치 사항을 알려달라고 경찰에 문의했고, 경찰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아이는 잠들어 있었고 A씨가 ‘아이가 늦게까지 잠들지 않아 화를 내긴 했지만 때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며 “며칠 후 다시 방문해 학대 혐의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B씨가 4월 딸에 대한 실종 신고를 했을 당시 앞서 접수된 아동학대 의심 신고와 연계해 검토했는지에 대해선 “아동학대와 실종 신고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했으며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고 답했다.

4살 된 아이는 지난 12일 오후 6시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 주차된 차 안에서 아버지 A씨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호주에서 이혼 소송 중 양육권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 10월 아내이자 아이 어머니인 B씨의 동의 없이 딸을 데리고 한국으로 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정신건강 상태를 우려한 B씨는 호주에서 양육권을 인정받아 강제집행을 위해 올해 4월 한국에 왔지만, A씨가 딸을 데리고 거주지를 옮겨 다녔다.

이에 B씨는 경찰에 딸의 실종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실제 아이의 위치를 파악하거나 대면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씨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전 남편(A씨)이 정신과 약을 먹고 있어 걱정되는 상황이었는데도 경찰은 거주지를 확인하지 않았다”며 “아이가 모텔을 전전하며 지내는지, 노숙하는지조차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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