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0월23일 16시56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크레딧 스프레드의 등락은 곧 회사채 시장의 투심과 자금의 이동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크레딧 시그널’은 매주 변화하는 스프레드 추이를 중심으로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을 직관적으로 짚어냅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기업어음(CP) 금리 상승세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회사채와 CP 간 금리 차이가 7개월 만에 가장 좁아졌다. CP 금리는 21거래일 연속 올라 연중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하루 오름폭은 1bp(1bp=0.01%포인트)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회사채 금리는 8월 말 이후 처음으로 4.4%대까지 내려왔다.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채 대신 CP로 자금을 조달할 때 누리던 금리 혜택이 7월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시장에서는 고점 인식에 중장기 채권으로 자금이 옮겨가는 흐름이 단기물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자금 이동이 본격화하기보다는 당분간 숨 고르기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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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무보증 3년물 ‘AA-’급 회사채와 91일물 CP 간 금리 차이는 76.2bp로 3월 18일(74.5bp) 이후 가장 좁았다. 지난 16일(86.1bp)보다 9.9bp 줄었고 연중 최대였던 7월 24일(150.3bp)의 절반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처럼 금리차가 축소된 것은 CP 금리가 오르는 사이 회사채 금리는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이날 ‘AA-’급 회사채 금리는 4.492%로 지난 16일보다 4.9bp 내려 8월 28일 이후 가장 낮았다. CP 91일물 금리는 3.73%로 지난달 18일(3.26%)보다 47bp 올랐지만 이번 주에는 매일 1bp씩 오르는 데 그치면서 주간 상승폭이 직전 주(15bp)의 3분의 1인 5bp로 줄었다.
CP 금리 흐름의 배경으로는 단기자금 시장의 수급이 꼽힌다. 국채 선물과 연동되는 중장기 금리와 달리 CP 금리는 발행 물량과 매수 여력에 따라 움직이는데 최근 발행은 크게 늘어난 반면 매수세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본드웹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CP 발행액은 49조16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조8871억원)보다 70.2% 늘면서 이미 8월 한 달 발행액(46조2474억원)을 넘어섰다. 3분기 발행액도 158조83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1% 증가했다. 회사채보다 금리가 크게 낮았던 CP로 기업들의 조달이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를 받아줄 매수세는 오히려 약해졌다. 단기물을 팔고 중장기물로 갈아타는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20여년 만에 고점을 찍으면서 장기물을 담을 시점이라는 인식이 퍼졌고 안전자산 선호와 주식시장 조정 조짐까지 겹치면서 매수세가 중장기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매수 주체가 제한적인 CP 시장 구조도 이 같은 영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CP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은행 특정금전신탁(MMT), 증권사 랩어카운트(MMW)와 자기자본투자(PI) 데스크 등이 주로 소화하는 시장이다.
운용사들이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국채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우선 담으면 MMF 잔고가 늘더라도 CP 매수 수요는 늘지 않는 구조다.CP 매수세가 약해진 데에는 단기물을 팔고 중장기물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국채 금리가 20여년 만에 고점을 찍으면서 장기물을 담을 시점이라는 인식이 퍼졌고 안전자산 선호와 주식시장 조정 조짐까지 겹치면서 매수세가 중장기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쟁 장기화나 경기 개선으로 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어 자금이 중장기물로 한꺼번에 옮겨가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이번 주 CP 금리 상승폭이 줄어든 것도 이 같은 속도 조절의 결과라는 해석이다.
한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금리가 고점이라는 인식에 단기물을 팔고 중장기물로 갈아타는 흐름이 있고 안전자산 선호까지 겹치면서 중장기 금리가 내려오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한창 오를 때는 자금이 주식으로만 몰려 ‘주식이 내려가야 채권이 산다’는 말까지 나왔는데 최근 주식이 조정을 받으면서 채권으로 자금이 돌아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리 인상이 끝난 건 아니고 전쟁이 길어지거나 경기가 더 좋아지면 금리를 올릴 수 있어 자금이 마냥 옮겨가지는 않는다”며 “지금은 숨 고르기 정도로 보고 연말까지는 단기물이든 중장기물이든 전반적으로 약보합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회사채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23일 국고채 3년물(3.803%)과 ‘AA-’급 회사채 간 스프레드는 68.9bp로 이번 주 68.3~69.4bp의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고 7월 이후 이어진 65.9~72.3bp 박스권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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