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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제재에도 대놓고 판다"…中기업들, 이란·러에 드론 부품 지속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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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5.06 17:06:22

자폭 드론 ''샤헤드'' 부품, 이란·러시아로 계속 수출
컨테이너 수백개 물량…홈페이지서 버젓이 홍보까지
"이젠 우회 노력조차 안해, 뻔뻔…中당국도 용인"
핵심 부품 美·유럽산→중국산 비중 빠르게 전환 중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유럽이 자살 공격용 드론 핵심 부품을 이란과 러시아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제재를 비웃듯 공개적으로 이중용도 부품을 계속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자폭 드론 ‘샤헤드(Shahed)-136’ (사진=AFP)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고 이란이 보복에 나섰던 지난 3월 5일 중국에서 한 통의 이메일이 발송됐다. 발신자는 중국 샤먼시의 작은 기업 ‘빅토리 테크놀로지’로 이메일엔 “이란에 대한 침략에 깊은 충격과 분노를 느낍니다.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 회사는 자살 공격용 드론에 쓰이는 독일 설계 엔진을 이란에 팔겠다고 제안했다.

미국은 이란 자폭 드론 ‘샤헤드(Shahed)-136’의 핵심 부품인 림바흐 L550 엔진을 이란·러시아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빅토리 테크놀로지는 홈페이지에 샤헤드 형태 드론 사진을 띄우고 “혁신적인 항공 엔진 솔루션”이라는 문구까지 내걸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전에 같은 엔진의 드론을 대량 사용 중이다. 존 케이브스 위스콘신 프로젝트 연구원도 “중국 기업들은 이란에 L550 엔진을 매우 뻔뻔하게 팔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거래는 이미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엔진·반도체·광섬유 케이블·자이로스코프 등 이중용도 품목이 담긴 컨테이너 수백개를 러시아·이란에 보내고 있다. 전직 미 재무부 관리들은 “한때 중국 수출업자들이 제재를 우회하려 화물에 거짓 표기를 했지만 지금은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샤헤드는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이란의 주력 공격 드론이다. 폭발 탄두를 싣고 최대 1000마일(약 1600㎞)을 날 수 있고 대당 생산비가 2만~5만달러(약 2970만~7430만원)에 불과해 사실상 저가형 순항미사일 역할을 한다.

우크라이나에서 회수된 초기 샤헤드를 분해해보면 미국·유럽산 정밀 부품이 다수 발견됐는데, 미 재무부 조사 결과 이들 부품은 공식 유통망을 거쳐 중국 본토와 홍콩 소매상으로 흘러간 뒤 이란·러시아로 재수출됐다.

미아드 말레키 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제재 담당관은 “공개 보도와 제재를 통해 반복 폭로됐는데도 중국은 이 흐름을 묵인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자국 법규와 국제 의무에 따라 이중용도 품목 수출 규제를 일관되게 집행해왔다”고 반박했다.

최근에는 우회 수출을 넘어 중국 자체 제조 부품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영국 무기거래 조사단체 ‘컨플릭트 아머먼트 리서치’(CAR)는 “샤헤드형 드론에서 중국 제조 부품 사용이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광섬유 케이블 수출은 2024년 가을 러시아가 케이블 제어 드론으로 쿠르스크를 탈환한 직후 급증했고,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광섬유 주요 공장을 타격한 뒤 한 차례 더 뛰었다. 이란에 대한 광섬유·배터리 수출도 지난해 7~8월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 직후 급증했다.

미 대서양위원회 산하 글로벌에너지센터의 조지프 웹스터 선임연구원은 “이 정도면 군사 용도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매우 노골적”이라고 지적했다.

미 당국은 부품 차단이 한계에 부닥치자 이란 원유 매수자·운송자를 겨냥해 자금줄을 끊는 쪽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

OFAC 비확산 담당 부국장을 지낸 케리 비초프는 “이란·러시아가 더 낮은 품질의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도록 비용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일부 러시아제 샤헤드가 추락하는 사례를 그 효과로 들었다. 다만 그는 “현대전이 품질보다 물량 위주로 흐르는 만큼 적국이 어떤 트레이드오프를 택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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