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드8, 201g 경량화로 휴대성 강화 7.6인치 4대 3 화면 활용도↑ 주름 옅고 키보드 입력 편해 망원·플렉스 모드 제외는 아쉬워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여권을 연상시키는 작은 기기를 양쪽으로 펼치자 7.6인치 대화면이 모습을 드러냈다. 접었을 때는 한 손에 잡히는 스마트폰이지만 펼치는 순간 전자책과 영상을 즐길 수 있는 미니 태블릿으로 변했다.
삼성 갤럭시 Z 폴드8 (사진=신영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7일 공식 출시한 ‘갤럭시 Z 폴드8’은 기존 폴드 시리즈의 길쭉한 인상을 버리고 세로 길이를 줄인 대신 가로폭을 넓힌 제품이다.
제품을 처음 들어보니 크기와 무게부터 눈에 띄게 줄었다. 갤럭시 Z 폴드8의 무게는 201g으로, 접었을 때 크기는 가로 81.9㎜·세로 123.9㎜다. 두께도 9.7㎜로 얇아졌다.
접은 상태로 손에 쥐면 일반적인 바형 스마트폰보다 폭은 넓지만 길이가 짧아 손바닥 안에 안정적으로 들어왔다. 가방이나 바지 주머니에 넣었을 때 폴더블폰 특유의 묵직한 존재감도 이전보다 덜했다.
삼성 갤럭시 Z 폴드8 (사진=신영빈 기자)
짧고 넓어진 형태는 펼쳤을 때 진가를 드러냈다. 메인 화면은 7.6인치에 4대 3 비율을 적용했다. 화면을 가로로 놓고 유튜브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재생하면 정사각형에 가까운 기존 폴더블보다 위아래 검은 여백이 줄어 영상이 시원하게 들어왔다.
화면을 세로로 돌리면 종이 문서나 전자책에 가까운 비율이 된다. 기사와 웹툰을 읽거나 PDF 자료를 검토할 때 한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량이 많아 화면을 반복해서 넘기는 수고가 줄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삼성 갤럭시 Z 플립8, 폴드8 울트라, 폴드8 (사진=신영빈 기자)
(위쪽부터 시계방향) 삼성 갤럭시 Z 폴드8, 플립8, 폴드8 울트라 (사진=신영빈 기자)
두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나란히 띄워 사용하는 멀티태스킹도 자연스러웠다. 왼쪽에는 인터넷 창을 열고 오른쪽에는 메모나 메신저를 띄우는 식이다. 동영상을 보면서 출연자나 제품 정보를 검색할 때도 앱을 오가는 대신 같은 화면에서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화면이 아주 큰 태블릿은 아니지만 휴대성과 작업 공간 사이에서 적절한 접점을 찾았다.
화면 중앙의 주름도 한층 옅어졌다. 화면을 정면에서 바라볼 때는 콘텐츠를 방해할 정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화면 가운데를 쓸거나 빛이 비스듬히 비칠 때는 접힌 흔적이 느껴졌지만, 영상을 보거나 글을 읽는 동안에는 금세 의식하지 않게 됐다.
내부 화면의 반사 억제 처리도 조명과 창문이 화면에 비치는 현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해외 리뷰에서도 주름과 반사가 크게 줄어 콘텐츠 몰입도가 좋아졌다는 평가가 공통으로 나왔다.
다만 5.5인치 커버 화면은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짧은 메시지를 확인하거나 지도, 음악, 카메라를 실행할 때는 굳이 기기를 펼칠 필요가 없어 편리했다. 한 손으로 화면 위아래에 닿기도 쉬웠다.
갤럭시 Z 폴드8 접은 상태 키보드 배열 (사진=신영빈 기자)
갤럭시 Z 폴드8 펼친 상태 키보드 배열 (사진=신영빈 기자)
가로로 넓어진 16대 10 비율의 커버 화면은 키보드 입력에서 장점이 뚜렷했다. 자판 간격이 비교적 여유로워 오타가 적었고, 손이 작은 이용자도 화면 양쪽에 어렵지 않게 닿을 수 있었다. 긴 메시지를 입력할 때 굳이 기기를 펼치지 않아도 될 만큼 사용성이 좋아졌다.
다만 세로 길이가 짧은 탓에 키보드를 띄우면 화면에서 보이는 대화나 콘텐츠 영역이 크게 줄었다. 입력하면서 앞선 대화 내용을 확인하거나 웹페이지를 참고할 때는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성능은 플래그십 스마트폰답다.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와 12GB 램을 탑재해 여러 앱을 동시에 실행하거나 고화질 영상을 재생할 때 눈에 띄는 끊김이 없었다.
배터리는 4800mAh로 이전 세대보다 용량을 키웠다. 커버 화면과 내부 화면을 번갈아 사용하는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하루 동안 쓰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45W 유선 충전을 지원해 약 30분 만에 최대 63%까지 충전된다.
삼성 갤럭시 Z 폴드8 (사진=신영빈 기자)
카메라는 5000만화소 광각과 5000만화소 초광각으로 구성됐다. 화면을 펼친 뒤 커버 화면으로 촬영 결과를 상대방에게 보여주거나 후면 카메라로 셀피를 찍을 수 있는 폴더블 특유의 기능도 유용했다.
아쉬운 점은 별도의 망원카메라가 없다는 것이다. 2배 줌까지는 메인 카메라 센서를 활용해 무난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지만 멀리 떨어진 간판이나 공연 무대를 당겨 찍으면 화질 저하가 빠르게 드러났다.
국내 시작 가격인 256GB 모델 출고가가 227만8100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카메라 구성을 아쉬워할 이용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품을 반쯤 접은 상태로 책상에 두고 쓰는 건 어려웠다. 일정 각도 정도로 접으면 힌지가 자동으로 접히거나 펼쳐져 원하는 각도로 고정하기 힘들었다. 기기를 노트북처럼 세워 영상을 보거나 셀프 촬영, 영상통화에 활용해야 한다면 별도 거치 케이스를 구매해야 한다.
갤럭시 Z 폴드8은 폴더블의 크기와 무게를 덜어내고 콘텐츠 감상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카메라 성능이 중요한 이용자라면 빠진 기능이 먼저 보일 수도 있다. 반면 이동 중 영상과 문서를 큰 화면으로 보는 일이 잦다면 매력이 뚜렷하다. 여권만 한 몸 안에 태블릿을 접어 넣었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폴더블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