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공기관이 환수한 디지털자산의 가치와 환금성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압류·보관·반환·처분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공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순 보관 가이드라인을 넘어 디지털자산의 가치평가와 처분 기준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관리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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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토큰은 사건 초기 거래소 시세 기준으로 약 69억원 규모로 평가되며 논란이 커졌지만, 이후 업계에서는 실제 환금 가능 금액은 이보다 훨씬 낮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PRTG가 거래량이 적은 비활성 자산에 가까워 대량 매도가 사실상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국세청은 다른 채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였기 때문에 반환 조치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초기에 제기된 69억원 규모 평가는 전량 매도가 가능하다는 가정에 기반한 것”이라면서 “해당 체납자의 경우, 디지털자산 외에도 다른 자산을 통해 충분한 채권 확보가 이뤄진 상태라 반환 조치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국세청이 지난 2월 26일 고액체납자 현장수색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국세청은 체납자로부터 디지털자산이 보관된 콜드월렛(USB 형태 전자지갑) 4개를 압류했다고 밝히면서, 보도자료에 포함된 사진에 지갑 복구에 필요한 니모닉 코드를 모자이크 없이 노출했다. 니모닉 코드는 실물 지갑 없이도 디지털자산 복구와 인출이 가능한 일종의 마스터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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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PRTG처럼 유동성이 낮은 자산은 단순 시세와 실제 현금화 가능한 금액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PRTG의 경우 거래소 시세 기준으로는 69억원 규모로 평가됐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현금화 가능 금액은 이보다 훨씬 적은 수준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에 대한 공식 지침은 마련돼 있지 않다. 결국 “거래량이 적어 가치가 낮다”는 판단 역시 정량적 기준보다는 개별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자산으로 이미 채권 확보가 이뤄졌다면 해당 코인을 반환한 국세청 논리 자체는 크게 문제 없어 보인다”면서도 “정작 중요한 건 국세청이 이 코인의 기준 시세와 공정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느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직전 최종 거래가만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이후 거래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제 시장 가치와 괴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의 디지털자산 관리 체계 부실 문제가 잇따르자 지난달 10일 재정경제부는 ‘공공분야 가상자산 보유·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압류·압수한 디지털자산을 기관 명의 콜드월렛으로 즉시 이전하며 개인키·복구구문을 2인 이상 분리 관리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또 거래소 보관 자산은 즉시 계정을 동결하고, 유출 사고 발생 시 자산 이전·계정 차단·관계기관 통보 등 비상조치를 시행하도록 했다.
다만 해당 가이드라인은 보관·보안 중심의 관리 체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디지털자산의 가치와 환금성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현금화·반환·처분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지침은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유동성이 낮은 자산이나 해외 거래소 중심 자산이 늘어날 경우 기관별 자의적 판단과 혼선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디지털자산 시세가 존재하더라도 실제 실현 가능한 가치가 동일하지 않은데, 현재 공공기관의 압류·환수 단계에서는 표준 가치평가와 처분 기준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다”며 “언제 어떤 기준으로 현금화하거나 반환할지에 대한 명확한 집행 규범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상장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일정 수 이상의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지, 거래량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제 유동성이 있는 자산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산별 특성에 맞춘 평가·처분 체계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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