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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3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벤처투자 규제를 완화해 투자 주체별 운용 자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1일부터 바뀌는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개별 벤처투자조합에 적용되던 20% 투자의무 폐지다. 기존엔 GP가 여러 펀드를 운용하더라도 펀드별로 창업·벤처기업 투자 비율을 따로 채워야 했다. 특정 펀드가 성장단계 기업이나 세컨더리 거래를 중심으로 설계됐더라도, 개별 조합 단위의 의무비율을 맞추기 위해 투자대상이나 집행 시점을 조정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앞으로는 운용사가 운용 중인 전체 벤처투자조합을 합산해 40% 기준을 관리하면 된다. 펀드마다 일률적으로 비율을 맞춰야 했던 부담이 줄면서 GP가 펀드별 역할을 나눠 설계할 여지가 커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이 펀드 설계 방식 자체를 바꿀 것으로 본다. 특정 펀드는 초기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다른 펀드는 성장단계 후속투자나 세컨더리 전략을 담는 식의 운용이 한결 수월해져서다. 특히 연구개발 기간이 길고 기업별 자금 수요 편차가 큰 AI·딥테크 분야에서는 투자 시점과 규모를 펀드별 의무비율에 맞추기보다, 전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조정하는 전략이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초기 발굴 펀드와 후속투자 펀드를 나눠 운용하려는 GP에는 규제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날 수 있다.
다만 대형 운용사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라는 지적도 있다. 복수의 조합을 동시에 굴리는 대형 하우스는 특정 펀드의 투자전략을 공격적으로 가져가면서도 다른 조합을 통해 전체 의무비율을 맞출 여지가 크다. 반면 운용 조합 수가 적은 중소형 GP는 전체 40% 기준을 맞추는 과정에서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 개별 조합 의무가 사라지더라도 전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만큼 펀드 라인업이 충분하지 않으면, 실제 운용상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에는 지분 처분 유예기간이 새로 생긴다. CVC가 투자한 기업이 인수합병 등으로 모기업과 동일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편입될 경우 지분 처분을 위한 9개월의 유예기간이 신설됐다. 전략투자나 오픈이노베이션 과정에서 불거지던 계열편입 리스크가 일부 완화되는 셈이다.
액셀러레이터(AC)가 운용하는 개인투자조합도 일부 운용 폭이 넓어진다. 창업기획자가 GP인 개인투자조합의 투자의무 대상은 투자 유치 이력이 없는 업력 4~5년차 창업기업까지 확대되고, 상장법인 투자 비중 상한도 10%에서 20%로 높아진다. 이에 따라 AC들은 업력은 쌓였지만 외부 투자 이력이 없는 기업을 개인투자조합 포트폴리오에 담을 여지가 커졌다.
한편 AC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만으로는 운용 자율성 확대 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조치가 AC 입장에서는 개인투자조합 운용 규제 완화에 가깝고, AC 자체의 의무투자 인정 범위를 넓히는 문제는 여전히 국회 논의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는 지난 2월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6인이 발의한 벤처투자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개정안은 창업기획자의 의무투자 대상을 초기창업기업에서 업력 5년 이내 미투자 창업기업, 기존 투자기업에 대한 후속투자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은 AC 입장에서 개인투자조합 규제 완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체감도가 더 커지려면 의무투자로 인정되는 투자대상 자체가 넓어져야 한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까지 통과돼야 후속투자 등 운용전략을 보다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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