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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 바라보며 옆자리 시인과 대화…곁눈질로 채워진 ‘시 보다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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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하 기자I 2026.09.17 21: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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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 향해 앉은 일곱 명의 시인들
서로의 시 낭독하며 창작과 시상 대화
“‘곁눈질’로 보며 대화, 색다른 경험”
“가고 싶은 그곳이 되어주는 게 시”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여기가 아닌 저기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저기가 되어준 게 시였습니다.”

프로그램 종료 후 촬영한 행사장 모습(사진=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프로그램 종료 후 촬영한 행사장 모습(사진=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17일 문학주간 ‘곁눈질’ 프로그램인 ‘시 보다 2026’에 참가한 김사라 시인은 시 창작에 대한 독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일곱 명의 시인이 서로의 시를 낭독하며 시상과 창작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약 서른 명의 독자들은 시를 직접 써낸 시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자리를 채웠다.

실제로 시인의 목소리로 시를 듣는 것은 읽음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선사한다. 시인이 짚어내는 여백의 속도나, 담담한 어조를 통해 시를 듣는 경험은 다채롭기까지 하다. 남녀노소 다양한 독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인들은 횡으로 나란히 앉아 서로의 시를 읽었다. 시선은 독자들을 향해 있지만, 옆에 앉은 시인의 얼굴을 보려면 옆으로 곁눈질을 해야 하는 좌석 배치가 눈에 띄었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송희지 시인은 “평소에 나란히 앉아서 대담을 했는데 이날 프로그램 자리배치는 처음엔 다소 어색했다”면서 “앞에 앉은 시인들의 얼굴을 볼 수 없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목소리만으로도 한 공간에 있다는 느낌은 물론 다른 시인을 슬쩍 곁눈질로 보는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짚었다.

2002년생인 송희지 시인은 지난 2019년 시인동네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2024년 문지문학상을, 지난해엔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김사라 시인은 지난해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이번 행사가 시인으로서 첫 공식 일정이었다고. 그는 “만약 다른 시인분들과 마주 보며 대화했었다면 이상했을 것 같다”면서 “옆에 앉아 대화하다보니 비밀 친구와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고 오히려 더 감각에 예민하게 되는, 상대가 안 보이니 다른 것들이 세밀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양 끝에 앉은 구윤재 시인과 봉주연 시인은 멀리 떨어진 채 대화를 나누었지만 대화의 밀도는 짙었다. 봉 시인은 “‘나는솔로’라는 프로그램에선 커플이 좋아하면 마주 보게 하지 않고 옆에 앉게 한다(웃음)”면서 “되게 밀접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오늘 구 시인과 끝과 끝에 앉았지만 옆으로 바라보며 느껴지는 긴장감 같은 게 있어 재밌었다”고 했다.

구윤재 시인은 “시인님과 멀리 있었지만 오히려 멀리 앉아 있어 어떤 말을 하시는지 집중해 들을 수 있었다”면서 “마주 보면 얼굴을 보거나 표정을 읽으면서 흘려 듣는 경우도 있는데, 오히려 떨어져 계셔서 말씀하시는 것을 꼭꼭 씹는 느낌으로 들었다”고 했다.

시인들은 이날 시선을 마주친 독자들로부터도 큰 힘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시현 시인은 “사전에 준비된 내용 없이 대화를 했는데 그러다보니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집중하면서도 시선은 앞에 있는 관객들을 보게 됐다”면서 “눈이 마주칠 때 미소 지어주시는 독자들로부터 힘을 받기도 했고, 한 공간에 모인 모든 이들이 크게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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