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3.75%로 유지하기로 6대 3으로 결정했다. 반대한 3명은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려 4%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동결 결정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최근 행보와 차이를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전날 기준금리를 25bp 올리며 2023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주 올해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ECB는 지난 6월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린 바 있다. 일본은행(BOJ)도 18일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이날 성명에서 “지금까지 글로벌 에너지 비용 상승이 영국의 물가와 임금 결정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면서도 “이 같은 변동성이 오래 지속될수록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다시 2% 목표 수준으로 내려오도록 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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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원은 7월 이후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분쟁이 이어지면서 에너지 가격이 7월 보고서의 기본 전망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며 영란은행의 단기 물가 전망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027년 초 4%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의 향방과 2차 파급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더 나은 위험관리 전략”이라면서 “지금 금리를 인상하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돼 나중에 훨씬 더 강도 높은 긴축정책이 필요해지는 더 나쁜 결과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 의견에 반대한 메건 그린 MPC 위원도 이란 전쟁의 2차 파급효과 규모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관련 공급 제약, 엘니뇨 기후 현상 등을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인으로 꼽았다.
금리 인상을 주장한 세 번째 MPC 위원인 휴 필은 금리를 올렸다면 지정학적 분쟁과 각종 경제지표의 혼란 속에서도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MPC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신호”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 위원은 “금리 인상은 이러한 불확실성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물가 안정에 대한 위험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도록 MPC를 유리한 위치에 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2차 파급효과가 일단 고착되면 이를 되돌리는 데 큰 비용이 든다”며 “지금 단호하게 행동하면 정책 결정의 명확성과 효과를 높일 수 있고, 물가 압력이 뿌리내린 뒤 이를 되돌리는 대신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란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한 이후 금리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높아졌다. 물가상승률이 3%를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영국 통계청(ONS)은 물가 상승세가 크게 확대된 배경으로 자동차 연료비 상승을 꼽았다. 자동차 연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3% 급등했다.
영국은 에너지 순수입국이어서 외부 에너지 가격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 코로나19 이후의 물가 급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천연가스 공급 충격에서 비롯된 생활비 위기도 아직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정치적 불안, 영국 재정정책에 대한 경계감은 올해 영국 국채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영국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차입 비용이 가장 높은 국가로, 20년물과 30년물 등 장기 국채 수익률은 최근 6%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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