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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AI 가속기 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수직 적층하는 ‘zHBM’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처럼 HBM을 가속기 옆에 배치하는 대신 위에 쌓아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이는 구조다. 여러 업체가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목업을 공개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HBM 시장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내준 상황에서 차세대 3D 메모리 구조를 선점해 ‘기술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특히 zHBM이 첨단 패키징 기술을 요한다는 점에서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설계,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의 강점도 함께 부각했다.
zHBM는 실제 양산성과 고객사 채택 여부가 최대 변수다. zHBM의 구조적 특성상 발생하는 발열과 전력효율, 패키징 등을 안정적으로 해결하고 양산할 수 있는지와 실제 AI 가속기 고객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기술 우위 입증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샌디스크와 손을 잡고 고대역폭플래시(HBF)의 표준 규격과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양사는 제품 개발은 각각 진행하되 고객사가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규격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구글과 텐스토렌트도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사가 독자 제품을 공급할 수는 있지만 공통 규격이 없다면 하나의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기 어렵다”며 “경쟁사더라도 차세대 낸드 스토리지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필요에 따라 협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AI 메모리 경쟁의 무게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배경으로 꼽힌다. 추론 환경에서는 AI 가속기와 소프트웨어, 스토리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하는 만큼 개별 제품 성능뿐 아니라 표준 인터페이스와 생태계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표준 규격이 자리 잡으면 고객사는 특정 업체에 종속되지 않고 제품을 도입할 수 있고, 제조사 역시 고객 기반을 확대하기 쉬워진다. 향후 구글 등 초기 참여 기업이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지, AI 가속기 업체까지 생태계가 확대되는지가 중요해진다.
HBF는 AI 추론용 스토리지로 주목받는 차세대 낸드 기반 메모리다. AI 학습에서는 초당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HBM이 핵심이었다면 추론에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빠르게 불러오는 스토리지의 역할이 커진다. HBF는 기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AI 가속기 가까이에 배치해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이고 지연시간을 낮추는 개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