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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00원 위협에…정부, 삼전닉스 등에 11년치 외환자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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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I 2026.10.06 22: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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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감]
박수영 “작년 말 기업의 경영기밀 등 광범위한 요구”
“기업간담회 초청엔 공문 없이 텔레그램 등 동원”
이형일 부총리 “기업들, 적극적으로 협력 의사 표해”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부가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7대 주요 수출기업을 상대로 11년 치에 달하는 외환거래 및 해외 자회사 경영 자료를 요구하는 등 과도한 압박을 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식 공문도 없이 텔레그램과 개인 휴대전화로 기업 고위 임원들을 소집하는 등 ‘갑질’ 행태도 보였다는 비판이 국정감사장에서 나왔다.

6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재경부(옛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12월 7대 수출기업에 보낸 비공개 공문과 소집 현황 자료를 공개하며 이같이 문제제기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재경부는 지난해 12월 ‘주요 수출기업 외환거래 및 외화자산 보유 운용 현황 실태조사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기아, 한화오션, 포스코홀딩스 등 7대 수출 대기업에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서 재경부가 요구한 조사 기간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1년 치에 달했다. 요구 항목엔 △국내외 외화예금 △부동산 △증권 등 자산 현황은 물론 △현지법인 및 해외 자회사 현황 △외화 차입·대출 △환헤지 위험 관리 방식 △외화자산 운용 결정체계(거버넌스) 등 기업의 경영기밀과 내부 의사결정 사항이 포함됐다.

박수영 의원은 “외국환거래법엔 최소한의 정보만 요구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렇게 광범위하게 요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힐난했다.

(자료=박수영 의원실)
(자료=박수영 의원실)
박 의원은 기업들을 소집하는 과정에서의 ‘부적정성’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18일 김용범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수출기업 간담회를 앞두고, 정부는 참석 기업들에 정식 초청 공문조차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전수조사 결과, 청와대와 재경부는 회의 1~3일 전 고위 임원 개인 텔레그램이나 휴대전화, 사무실 유선전화 등을 통해 회의 참석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환율이 1500원선을 위협하던 당시 정부가 기업들의 수출대금 환전을 강요하고 외환시장에 개입하기 위해 대기업들을 압박한 것 아니냐”며 “기재부가 국회에는 ‘기업 기밀’이라며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정작 민간 기업에는 사회주의적으로 무제한 자료를 요구했다”고 질타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당시 환율 급등에 따른 불가피한 시장 안정 조치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형일 부총리는 “그 당시에는 환율의 일방향 쏠림이 굉장히 심했다”며 “수출기업 간담회 후속 조치로 주요 수출기업별 외화자산 보유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당시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도 외환시장 안정이 결과적으로 원활한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데에 의견에 같이하고 적극적으로 협력 의사를 표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별 기업의 경영 및 외환전략상 기밀이 포함돼 있어 자료 제출에 신중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외국환거래법에 근거해 자료 협조를 요청했으며, 7개 기업들 모두 이에 응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자발적 협조였다면서 왜 담당자들은 ‘회의 자체가 비밀’이라며 몸을 사리고 공문 발송 내역조차 숨기려 했느냐”며 “(정부도) 기업의 비밀에 해당한 내용을 다 달라고 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한 거고 그걸 요구한 사람이 김용범이라는 사실 때문에 더 몸을 사렸다고 추론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국내 한 수출 대기업이 호소문을 보내왔다면서 그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호소문에 “이번 정권에서 지속적으로 외환 관련 압박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국정감사가 있어서인지 뜸한 느낌”이라며 “기업의 외화 운용과 외화 유출을 동일시하는 접근법을 버릴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질의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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