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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는 2일(한국시간) 국내 취재진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나에게는 PGA 투어가 최고였고 PGA 투어를 꿈꿔왔다. 선수는 명예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자금을 지원하는 LIV 골프가 지난 6월 정식 대회를 열고 출범하면서 PGA 투어 선수가 상당수 유출되는 등 현재 PGA 투어는 전례없는 홍역을 겪고 있다. PGA 투어보다 대회 수가 적은 데다가 72홀이 아닌 54홀 경기만 하고 무엇보다 개인전 우승 상금이 400만 달러(약 52억4000만원), 꼴찌를 해도 12만 달러(약 1억5000만원)를 벌 수 있어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등 ‘빅 네임’ 선수들도 LIV 골프로 건너가 충격을 준 바 있다.
임성재는 “PGA 투어에서 우승하거나 좋은 플레이를 하면 명예와 행복이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PGA 투어에서 계속 열심히 해 우승과 커리어를 쌓는 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고 앞으로도 나의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는 올 시즌 역시 성공적으로 마친 임성재에게 한 시즌의 소회를 들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임성재는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PGA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거뒀고 올해 22개 대회에서 톱10에 7번 오르며 페덱스컵 랭킹 15위를 기록하고 있다.
6월 등 부상을 겪는 등 부진한 시기도 있었지만 지난달 3M 오픈에서 준우승을 기록하며 주춤한 흐름을 깼다.
임성재는 “올 시즌도 잘 보냈다고 생각하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마스터스에서는 공동 8위에 올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PGA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했고 US 오픈 컷 탈락, 디오픈에서는 공동 81위에 머물렀다.
임성재는 “그래도 플레이오프 전에 괜찮은 위치에 있는 것 같다”며 “페덱스컵 랭킹 10위 안에 들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가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투어 챔피언십은 페덱스컵 랭킹 30위 안에 들어야지만 나설 수 있는 대회로 임성재는 올해로 4시즌 연속 투어 챔피언십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선수 최초의 기록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선수 처음으로 3시즌 연속 상금 400만 달러 돌파에 성공했다. 남은 대회 결과에 따라 한국 선수 최초 500만 달러 돌파는 물론, 한국 선수의 PGA 투어 단일 최다 상금인 443만4691 달러(2011년 최경주)를 넘어설 수 있다. 임성재가 10만2668 달러만 벌면 한국 선수 최다 상금 기록을 경신한다.
오는 5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리는 PGA 투어 시즌 최종전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730만 달러)에 출전하는 임성재는 플레이오프 3개 차전까지 4주 연속 대회를 준비한다.
올 시즌은 임성재에게는 유독 고난이 있었다. 지난 5월 후원사가 주최하는 국내 대회 출전을 위해 입국했다가 코로나19에 걸려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 나서지 못했고 복귀 후에도 갑작스러운 등 부상을 당했다.
임성재 역시 “부상이 있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스윙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복귀하고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준우승을 해서 매우 기뻤다”며 지난달 25일 끝난 3M 오픈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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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는 “퍼팅이 안될 때 안쪽으로 빠지는 경향이 있어 페이스 컨트롤을 잘하려고 했다. 스트로크할 때 똑바로 치려는 연습을 매일 두 시간 이상씩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선해야 할 점으로도 퍼팅을 꼽았다. 임성재는 “최근 2~3년간 기록을 보면 티 샷은 항상 10위 안에 있었는데 퍼팅이 중위권이라 약하다고 생각한다. 퍼팅 지수만 더 올라가면 많은 우승 찬스가 오고 꾸준하게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20위권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는 임성재는 세계 10위 안에 들어가는 것에 벽을 느낀다고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20위권에서 10위권으로 올라가는 게 쉽지 않다. 메이저 대회가 세계 랭킹 포인트가 높으니까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신경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1~22시즌을 마친 뒤 9월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출전이 예상된다.
임성재는 “2019년 처음 나갈 때 긴장을 많이 했는데 좋은 성적(3승 1무 1패)을 거뒀다. 팀 호흡이 좋아야 한다는 걸 느껴서 올해도 좋은 파트너를 만나 승수를 쌓고 싶다”면서 “요즘 인터내셔널 선수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팀을 상대로 대등하게 경기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