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런던2012]도전이 아름다웠던 장미란의 마지막 올림픽

이석무 기자I 2012.08.06 02:23:57
한국 여자 역도의 장미란이 용상 3차시기를 실패한 뒤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역도의 간판스타 장미란(29.고양시청)에게 이번 런던올림픽은 가장 힘들었던 올림픽이었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인상 140kg, 용상 186kg, 합계 326kg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장미란. 하지만 전성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런던올림픽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10년 가까이 세계 정상을 지키면서 큰 영광을 누렸지만 고질적인 부상도 함께 찾아왔다. 허리와 어깨에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설상가상으로 2010년 1월 교통사고까지 당하면서 장미란의 몸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9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간신히 출전했지만 세계 정상의 자리는 신예인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에게 내줘야 했다.

같은 해 열린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중국의 멍수핑을 몸무게 차로 제치고 간신히 금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미 장미란은 나이나 체력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그래도 장미란은 런던올림픽 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나이나 몸상태를 봤을때 마지막 올림픽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더욱 절실하고 의욕이 남달랐다.

그는 “정상을 지키기보다는 도전자의 마음가짐으로 출전한다”며 “세 번째 올림픽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장미란은 지난 4월 평택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합계 291kg를 들어 우승을 차지하는 등 부활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렇지만 부상의 후유증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다. 몸상태를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인상 125kg, 용상 164kg, 합계 289kg. 자신의 최고 기록에 크게 못미치는 기록이다. 동메달이라도 따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하지만 용상 3차시기를 실패한 뒤 장미란의 표정은 아쉬움 보다는 ‘드디어 끝났구나’하는 홀가분함이 묻어있었다. 장미란은 무대에서 기도를 한 뒤 관중들에게 큰 절을 하며 사실상의 마지막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스스로가 말했던 것처럼 도전 자체가 아름다웠던 장미란이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