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경찰’은 돈 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 맞은 이후 하찮은 능력을 갖게 된 경찰이 그의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패밀리 코미디 영화다.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고 김수미가 남긴 유작이다. 신현준은 극 중 번개를 맞고 하찮은 초능력을 갖게 된 주인공 경찰 ‘현준’ 역을 맡았다. 특히 신현준은 ‘맨발의 기봉이’를 시작으로 ‘가문의 영광’ 시리즈, 이번 ‘귀신경찰’까지 고 김수미와 극 중 모자 관계로 세 번째 끈끈한 호흡을 펼쳤다.
특히 ‘귀신경찰’은 개봉을 앞두고 영화를 관람하는 유료 관객 티켓 금액당 200원을 기부하기로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기부금 중 100원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을 위해, 100원은 연세의료원 소아청소년 환자치료비로 전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신현준은 “어머니(김수미)랑 작품 촬영하며 이야길 되게 많이 나눴다. 각 신을 연습하며 대사를 추가해보기도 하고 이런 저런 아이디어들을 많이 교환한 작품”이라며 “이 영화 잘되면 뭐라도 좋은 일을 하자고 하셨었던 기억이 났다. ‘너 그런 거 좋아하잖니’ 같이 좋은 일을 기획해보자고, 추상적이게나마 그 이야기를 먼저 던지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머니가 지금 살아계셨다면 그 이야기를 더 구체적으로 던지셨을 것 같더라. 또 제가 세 아이의 아빠로서 아이들 생각도 많이 하게 돼 생각해낸 아이디어”라고 털어놨다.
신현준은 “기분이 이상한 게 사실 인터뷰하는 지금 이 순간도 어머니가 옆에서 지켜보시는 것 같다”며 “엄마가 이 소식을 접하고 기뻐하며 좋아하실까 생각하게 된다”고 고백해 먹먹함을 안겼다.
지난해 김수미의 부고 소식을 접했을 당시의 기억과 솔직한 심경도 꺼냈다. 신현준은 “당시 일본 20주년 팬미팅을 가던 길에 비보를 듣고 믿어지지 않아 기사를 검색했다”며 “김수미 어머님 아들분에게 전화했더니 장례식장을 아직 못잡았다고, 아마 한양대병원이 될 것 같다고 하더라. 그대로 아무 생각 없이 찾아갔다. 팬미팅은 약속된 일정이었기에 그대로 진행하되 반드시 비행기를 잡아 일정이 펑크나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하고 다행히도 좌석을 비상으로 빼놓을 수 있나 보더라. 승무원들이 앉아 계시는 비상 좌석이 남아있어 빼주신 것 같았다. 어머니 장례 치른 뒤 다시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데 부고 기사가 난 게 몇시간 전인데도 소식을 접하고 주변에서 너무 슬퍼하시더라. 다들 저한테 괜찮냐고 말했다. 한 젊은 여자분은 저를 보며 우시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귀신경찰’의 메인 포스터 디자인이 결정된 비하인드도 전했다. ‘귀신경찰’의 포스터에는 신현준이 김수미와 처음 모자 호흡으로 인연을 맺었던 ‘맨발의 기봉이’의 포스터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당시 포스터 사진과 똑같이 신현준이 김수미를 업으며 환히 웃는 사진이 담겨있다. 신현준은 “당시 제가 엄마랑 병원에 들어가는 장면을 찍던 중이었다. 현장에 스틸 찍어주시는 사진 기사님들이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시는데 뭔가가 허전했다. 그때 갑자기 즉석에서 생각이 났다. 어머니께 ‘우리 맨발의 기봉이 때처럼 따뜻하고 행복한 기억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을 보여드리는 게 어떨까’ 이야기하며 그 포즈를 제안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어머니가 제안을 듣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 그래서 찍은 사진이 메인 포스터까지 될 줄은 몰랐다”라면서도, “그런데 그 외 찍은 나머지 사진들을 보니 마음이 이상한 게 전부 엄마와 손을 잡고 하늘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들 뿐이더라. 이후 홍보팀이 ‘맨발의 기봉이’ 포스터와 ‘귀신경찰’ 포스터를 교차한 편집 영상을 보여주는데, ‘맨발의 기봉이’ 포스터의 카피 문구가 뒤늦게 눈에 들어왔다. ‘엄마 기봉이랑 오래오래 살아요’란 문구다. 그걸 보면서 또 엄청 많이 울었다. 정말 어머니와 추억이 많다. 작품을 찍으면서도 그렇지만 예능 프로그램도 많이 하고 실제로도 가족처럼 지냈다”라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귀신경찰’은 설 연휴를 앞둔 24일 개봉한다.